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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도 찾네! 다시 뜨는 웹툰

Posted September. 30, 2020 09:49   

Updated September. 30, 2020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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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너도 이거 장만해라. 신세계임. 알아서 다 해주는 인공지능(AI)이다, 이런 말이야. 너 이불빨래 겁나 힘들게 했던데 이걸로 하면 금방이지.”

 27일 네이버웹툰 ‘독립일기’ 30화에서 주인공 만화가의 친구가 세탁기와 건조기를 자랑하며 건넨 말. 독자 댓글대로 간접광고(PPL)가 맞다. 드라마에서 PPL 계약을 맺은 제품의 브랜드 이름과 특성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듯 이 웹툰도 ‘삼성 ○랑데 AI’라는 상품명을 뚜렷하게 노출했다.

 삼성전자가 웹툰에 가전제품 PPL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보팀 관계자는 “혼자 사는 주인공이 월셋집 세탁기가 낡아서 세면대에 청바지를 빨고 이불빨래 때문에 고생하는 이야기를 다룬 최근 에피소드를 본 뒤 ‘1인 가구 소비자를 타깃으로 16일 출시한 소용량(9∼10kg) 세탁기와 건조기 PPL을 진행하면 좋겠다’ 싶어 제안했다”고 말했다.

 소용량 세탁기와 건조기는 이 브랜드의 TV 광고에서 노출되지 않는 비주류 틈새시장 상품이다. 20, 30대 젊은층을 노리고 내놓은 제품이어서 자취하는 학생, 사회에 갓 진출한 1인 가구 독자의 공감을 얻고 있는 웹툰을 통해 보여주면 표적광고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삼성전자 측은 “웹툰 PPL은 드라마 PPL의 10분의 1 정도 비용으로 TV 못지않은 영향력과 타깃 소비자에 대한 명확한 전달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독립일기는 대학을 졸업하고 자신의 일을 시작한 젊은 주인공이 처음으로 부모와 떨어져 자취생활을 경험하면서 좌충우돌하는 이야기를 그린 웹툰이다. 2000년대의 ‘마린블루스’, 2015년 연재를 마친 ‘낢이 사는 이야기’와 비슷한 성격의 생활코믹만화로, 1993년생인 20대 만화가 ‘자까’가 동년배 젊은 독자들과 공유하는 고민을 털털한 유머로 풀어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웹툰 PPL이 최근 나타난 현상은 아니다. 지난해 ‘모죠의 일지’는 배달서비스 애플리케이션 요기요를, 2014년 ‘가우스 전자’는 록시땅 핸드크림을 PPL로 노출했다. 카카오페이지 관계자는 “웹툰 PPL의 전성기는 2017, 2018년이었다고 기억한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유튜브에서 ‘뒷광고’ 논란이 불거진 뒤 광고의 투명성이 중요시되면서 계약과 제작 절차가 간명한 웹툰 플랫폼이 PPL 창구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네이버웹툰은 광고주와 작품 콘티를 상의해 드라마처럼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노출하고 해당 회차 연재분 하단에 동영상 또는 슬라이드 광고를 삽입하는 방식을 주로 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유 독자층과의 내용 공감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PPL을 위한 새 에피소드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영업팀 직원 중에 자까 작가의 팬이 있어 할인 혜택을 제의했지만 작가가 ‘뒷광고 논란이 염려된다’며 사양했다”고 말했다.


손택균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