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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핫라인은 불통이었다

Posted October. 15, 2014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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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로 인한 사망자가 세계적으로 4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미국에서 에볼라 감염 환자를 치료하던 여성 간호사가 에볼라로 감염됐다. 미국 내에서 서아프리카를 여행하지 않는 사람이 에볼라에 감염된 것은 처음이어서 충격파가 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양승조 의원은 지난달 22일 사망한 에볼라 의심 환자가 보건당국의 초기 대응이 부실해 최초 신고 이후 1시간 40분 만에 입원했다고 주장했다. 가나에서 귀국한 이 환자는 발열 두통 증세로 지난달 21일 오후 6시14분에 소방서에 최초 신고를 했고 부산소방안전본부는 세 차례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에 전화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와 병원 측은 한때 이 환자를 병원 밖에 방치했다. 이 환자는 나중에 열대열 말라리아로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지만 만일 에볼라였다면 어찌되었을지 아찔하다. 미국에서 간호사가 에볼라에 감염된 것도 병원 의료진의 미숙한 대응과 질병통제관리센터(CDC)의 가이드라인 부재 때문이었다.

에볼라는 치료약과 예방 백신이 아직 나오지 않았고 확산 속도가 빠른 만큼 감염자 입국을 차단하는 것이 방역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산시는 20일 부산에서 개막하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에 에볼라 관리 대상국인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 3개국 참가자들의 입국을 금지시키지 않고 자국 출국 시 검역을 받을 것을 요청했다. 에볼라는 잠복기가 21일이나 되는 만큼 출국 시 검역에서 발열 증세가 없었다 해서 안심해선 안 된다.

미국 노스이스턴대 알레산드로 베스피그나니 교수팀은 최근 바이러스 확산 패턴을 통해 확률을 계산한 결과 다음 피해 지역은 중국과 인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아프리카에 거주하는 중국인이 2만 명이나 돼 중국의 감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중국이 뚫리면 우리도 위험해진다. 공항과 항만 방역 못지않게 치료경험 공유, 백신 공동개발 등 국제 공조체제를 갖추는 일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