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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사무총장 쌀 관세화 유예, 한국 정부 몫

WTO사무총장 쌀 관세화 유예, 한국 정부 몫

Posted May. 17, 2014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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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쌀 시장 개방 유예기간이 올해 말 끝나는 것으로 예정돼 있는 가운데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이 방한해 신속한 무역개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호베르투 아제베두 WTO 사무총장은 16일 세계경제연구원 초청 조찬강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각 회원국마다 민감 품목이 다르지만 관건은 얼마나 빨리 무역개방을 하느냐라며 한국 정부에는 어려운 정책결정이 되겠지만 정치적으로 가능한 방식으로 무역자유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한국이 쌀을 민감한 교역품목으로 보고 있다는 것은 다른 WTO 회원국들도 잘 알고 있다며 쌀 관세화(시장 개방)를 추가로 유예하기 위해 다른 회원국의 이해를 구하는 것은 한국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타결로 한국을 비롯한 159개 WTO 회원국은 쌀 시장을 개방하기로 합의했지만 한국은 일정량의 쌀을 해외에서 수입하는 대신 올해 말까지 쌀 시장 개방을 면제받은 바 있다. 만일 2015년 이후에도 쌀 시장 개방을 유예하려면 다른 WTO 회원국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며, 유예기간을 연장하려면 쌀 의무수입 물량을 크게 늘려야 하는 등 부작용이 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최근 필리핀이 쌀 시장 개방 유예를 요청했지만 WTO 회원국들은 이를 거부한 바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에 따라 한국도 쌀 시장 개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6월까지 정부 방침을 내놓을 계획이다. 하지만 농민단체 등은 여전히 정부가 쌀 관세화 유예 협상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밖에 아제베두 사무총장은 한국 정부가 외환 시장에 개입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상황에 따라 환율정책을 펴는 것은 각 국가가 결정할 문제라며 그것이 글로벌 경제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에 와보고 한국이 에너지와 혁신이 넘치는 국가라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며 무역을 통해 경제기적을 이룬 국가로서 올해 재개될 WTO 농산물과 서비스, 공산품 자유화 협상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오후 아제베두 사무총장을 접견하고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 전망 및 한국과의 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15일 방한한 아제베두 사무총장은 앞서 강창희 국회의장,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과 면담했으며 16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 참석을 위해 중국으로 떠났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