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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이라도 더 잠수부들 거센 물살속 목숨건 구조

한 명이라도 더 잠수부들 거센 물살속 목숨건 구조

Posted April. 19, 2014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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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실종자 구조 작업이 18일로 사흘째 진행되면서 잠수부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 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거센 조류에 휩쓸릴지도 모르는 위험을 무릅쓰고 구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와 바닷속 기압 차로 발생하는 잠수병과도 싸워야 하지만 치료용 장비마저 충분치 않은 실정이다.

18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만난 민간 잠수부들은 현재 사고 현장이 구조 작업에 나서기에 최악의 조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거센 조류와 좁은 시야 탓에 세월호까지 접근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김진학 씨(50)는 물살이 거세 35m를 내려가는 데 10분 정도 걸린다며 아차 하면 큰일 나는 위험지역이라 베테랑 잠수부도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백상훈 씨(50)도 잠수 경력 30년이지만 이곳은 조류 때문에 정말 잠수하기 어려운 곳이라고 말했다. 서해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사고 현장에는 해경 283명과 해군 229명 등 전문 잠수요원 512명이 투입됐고 민간 잠수부 297명도 구조 작업을 도우려 대기하고 있다.

실제로 17일 민간 잠수부 3명이 높은 파도 때문에 실종됐다가 20분 만에 다른 잠수부들에게 발견되기도 했다. 이날 두 차례 구조 작업에 나섰던 안길필 씨는 사실 무리를 했다며 현재 바닷속은 내 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시야 확보가 어렵고 조류가 굉장히 세다고 말했다. 2010년 천안함 구조 작업에 참여했던 권용 해난구조대(SSU) 전우회 부회장(44)은 이곳 상황이 천안함 사건 당시 백령도보다 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조류가 1노트 이상이면 다이빙이 불가능한데 이곳은 반나절을 제외하고 늘 4, 5노트 이상의 조류가 흐른다. 풍속도 초속 9, 10m 이상이면 파도가 심해 작업을 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며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해야 한다는 간절한 심정으로 이런 일반적인 매뉴얼을 무시한 채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잠수부들은 잠수병의 위험에도 노출돼 있다. 잠수병은 호흡을 통해 마신 공기에 섞인 질소가 높은 수압 때문에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면서 발생한다. 깊은 물에 머물던 잠수부가 수면으로 올라올 때 생기는 기압 차 때문에 몸속에 녹아 있던 질소가 기포로 변해 온 몸을 돌아다니면서 통증을 유발하는 것. 홍삼남 제주의료원 진료부장(신경과 전문의)은 수심 40m에서 우리 몸이 잠수병에 걸리지 않고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은 10분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잠수병을 치료하는 장비인 감압() 체임버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권 부회장은 선박이 커서 내부에 진입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려 잠수부들이 올라오면 수시로 치료해줘야 하는데 여러 가지 장비 지원이 열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사고 현장에 배치된 체임버는 군함 청해진함의 19인용(구조 수리로 인해 현재 10명씩 사용 가능)과 평택함의 6인용,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지원한 수중발굴선 누리안호의 4인용 등 3대뿐이다.

주애진 jaj@donga.com이철호 기자

진도=이건혁박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