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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 검찰 바로 세울 책무 무겁다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 검찰 바로 세울 책무 무겁다

Posted November. 14, 2013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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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어제 끝났다. 민주당의 반대가 강하지 않아 김 후보자는 무난히 임명동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채동욱 전 총장이 혼외자() 의혹으로 퇴진한지 약 한달 보름이 지났다. 그 전에도 한상대 전 총장이 검란()으로 퇴진해 검찰 수장 자리가 넉달 가량 빈 적이 있다. 두 전임 총장의 잇따른 불명예 퇴진으로 추락한 검찰의 위상을 되찾아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새 총장의 어깨에 달렸다.

국정원 댓글 수사 과정에서 검찰 지휘부와 수사팀간의 불신으로 지휘체계가 무너지는 사태도 있었다. 이로 인해 검찰 수사 전체가 불신받고 야권은 특검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새 총장은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공소유지만이 검찰 안팎의 불신을 극복하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김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조직 안정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고 검찰수사 결과를 놓고 국민에게 부담을 주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의 말처럼 검사들의 공직자 의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채 전 총장의 혼외자 의혹은 지방 근무시절 술집에서 만난 여성과의 잘못된 만남에서 비롯됐다. 김학의 전 법무차관은 8개월간의 수사 끝에 특수강간 혐의를 벗긴 했지만 건설업자에게 성 접대를 받은 의혹까지 벗은 것은 아니다. 올 초까지도 해도 김 후보자와 함께 검찰의 최고참 기수던 두 사람이 이런 문제로 낙마했다는 것은 검사들의 의식이 최상층부터 썩어있다는 증거다.

검찰총장은 무엇보다 권력의 외압()을 막아주는 든든한 방파제가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총장 자신이 도덕적으로 흠결이 없어야 한다. 김 후보자에게도 삼성떡값 수수, 여수 땅 투기 등 의혹들이 제기됐다. 본인은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했다고 다 끝난 것이 아님을 채 전 총장 사태가 잘 보여줬다. 스스로 돌아봐서 나중에라도 흠으로 드러날 것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사퇴하는 것이 검찰을 위한 길이다.

김 후보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검찰 개혁 공약 중 상설특검제와 특별감찰관제에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박 대통령의 공약 중 중수부 폐지만 이뤄졌다. 검찰내 차관급 축소는 진행속도가 느리고 상설특검제와 특별감찰관제는 안개 속을 헤매고 있다. 총장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 조직이기주의다. 신임 총장이 조직이기주의에 매몰돼 개혁을 거부한다면 대통령보다 국민이 먼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