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사설] 정치 세대교체, 국민에 희망 주느냐가 관건이다

[사설] 정치 세대교체, 국민에 희망 주느냐가 관건이다

Posted June. 08, 2010 07:35   

中文

한나라당에서 62지방선거 패배와 관련해 소장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세대교체 목소리가 강하고 터져 나오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송영길 이광재 안희정 씨 등 40대 광역단체장의 등장으로 세대교체가 가시화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는 사의를 표명해 정치권 세대교체 바람을 증폭시킬 조짐이다.

이번 지방선거를 계기로 여권과 야권 간에는 이미 다음 총선과 대선을 두고 큰 싸움이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방선거 승리로 유리한 고지()에 오른 야권()은 이미 2년 뒤의 정권 탈환을 시야에 떠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비하면 여권()의 상황 인식은 아직 잠이 덜 깬 듯 게슴츠레하다. 조기 인적쇄신에 거부감을 내비치는 청와대는 반()한나라당-반MB 대연합의 물밑 움직임에도 둔감한 듯 보인다. 한나라당 일각에서 변화 요구가 나오고는 있지만 그다지 절박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한나라당이 이번 선거에서 패한 것은 여러 복합적 원인이 겹쳤다 하더라도 MB-한나라당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이 그 저류를 형성하고 있다. 광역비례대표 정당 득표율에서 한나라당은 39.8%를 얻은 데 반해 민주당이 35.1%, 민주노동당이 7.4%, 진보신당이 3.1%를 얻었다. 야권은 후보단일화라는 정치공학적 방식을 통해 총합()의 승리를 이루어냈다. 이 실험의 성공은 MB-한나라당 정권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도 통할 가능성이 높다. 야권의 연대나 대연합은 지방정치 실험을 통해 더욱 공고해지면서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도 그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여권에서 제기되고 있는 세대교체론은 하나의 대안으로서 일리 있는 발상이다. 세대교체를 통해 고인 물을 흘러 보내야만 정치의 활력이 살아난다. 여권이 기득권에 안주하거나 특정인 대세론에 갇혀 있어서는 거대한 변화와 도전을 돌파하기 어렵다. 세대교체는 세계정치에서도 새 바람을 일으킨 핵심에너지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 영국의 새 총리가 된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런 당수와 그의 파트너로 부총리를 맡은 자유민주당의 닉 클레그 당수도 40대다.

물론 세대교체가 만능은 아니다. 신선함과 경험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는 게 필요하다. 더구나 단순히 반동적 의미의 세대교체는 포말이 될 수 있다. 국민에게 감동과 희망을 주는 정치, 국리민복에 기여함으로써 민심을 얻는 국정운영으로 이어져야 세대교체의 진정한 의미가 있고 성공 가능성도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