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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적 외면인가 아예 등 돌렸나

Posted May. 02, 2005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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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 재보선에서 충청권 표심()은 열린우리당을 외면했다. 충청권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이슈를 주도하면서 승리를 장담했기에 패배의 충격은 더욱 컸다. 그렇지만 한나라당이나 중부권 신당파도 선뜻 충청 민심은 우리 편이라고 장담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역대 주요 선거의 승부를 갈랐던 충청권에 정치권의 눈길이 새삼 쏠리고 있다.

오만이 패배를 불렀다=국회의원 재선거가 실시된 충청권 두 곳(충남 공주-연기, 아산)의 패배를 놓고 열린우리당에서는 너무 오만했다는 자성론이 대세를 이뤘다.

공주-연기에서 당내 경선을 거친 후보의 허위학력 기재가 드러나 후보 교체 파동을 빚었고, 아산에선 당선 가능성을 앞세워 전략 공천한 자민련 출신의 이명수() 후보가 이중 당적 시비에 휩싸여 후보 등록도 못한 채 중도 탈락했다.

지역 민심을 세심하게 읽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병석() 당 기획위원장은 2일 공주-연기 패인에 대해 행정도시가 들어서는 공주-연기 지역 가운데 토지 수용의 70, 80%가 이뤄진 연기에선 열린우리당이 몇 천표 이겼지만 공주에선 졌다며 공주에선 토지 매입보다는 규제지역이 더 많았다고 분석했다.

김덕영() 코리아리서치 대표는 이번 재보선에선 여권에 대한 유권자들의 견제 심리가 발동된 것 같다며 행정도시와 관련해서도 일방적인 여당 몰아주기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충청권은 캐스팅 보트=1997년 15대 대통령선거에서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39만 표 차로 겨우 눌렀다. 당시 김 후보는 충청권에서만 40만 표나 앞서 승기를 잡았다. 충청권 맹주를 자처했던 자민련 김종필() 총재와의 연합을 통한 DJP 효과가 위력을 발휘했던 것이다.

2002년 16대 대선 결과도 비슷했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이회창 후보를 57만 표 차로 따돌렸지만 충청권 득표차가 이 중 45%를 차지했다.

지난해 17대 국회의원 총선에서도 충청표 위력은 여전했다. 열린우리당은 전국적으로 한나라당에 87만 표 앞섰는데 충청권 득표차가 50%에 육박했다.

한편 2000년 16대 국회의원 총선에선 DJP 공동여당이었던 민주당과 자민련이 각개 약진함에 따라 한나라당이 원내 1당을 차지했으나 충청권에선 민주당이 득표수 1위였다.

충청 표심, 어디로?=이번 선거에서의 충청 표심이 내년 지방선거와 2007년 대선까지 이어질는지는 불투명하다. 다양한 변수들이 복병처럼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선거 대상지역이 2곳에 불과해 전체 충청권 표심을 대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청와대 관계자가 이날 이번 선거는 전국적 이슈 없이 철저히 지역 선거로 진행됐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2007년 착공 예정인 행정도시 건설 과정에서 다시 지역주민들의 표심이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중부권 신당 건설 움직임과 향후 정계 개편 방향도 표심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로 꼽힌다.



정연욱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