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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김정주는 왜 검찰 뒤를 봐줘야 했나

넥슨 김정주는 왜 검찰 뒤를 봐줘야 했나

Posted July. 25, 2016 07:04   

Updated July. 25, 2016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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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2차로 소환돼 검찰 조사를 받은 김정주(넥슨 창업주)NXC 대표가 창업 이후 연루된 검찰 고소 건이 30여 건에 이르고 수사결과 대부분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우선 2002년 연구비 업무상 횡령 및 배임 등의 혐의로 고소당했을 때 무혐의 처분을 내린 수사검사는 진 검사장 대학동기였다. 2006년 ‘바다이야기’ 수사 때 넥슨은 프로그램을 만든 회사에 수억 원을 투자했지만 아예 수사도 받지 않았다. 2010년 게임업체 엔도어즈를 인수할 때에는 회사 주식을 1만분의 1로 줄이는 과정에서 손해 본 주주들이 고발했고 이듬해 메이플스토리 회원 1320만 명의 정보가 유출돼 수사를 받았지만 역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 기간에 진 검사장은 법무부와 대검찰청에서 근무했다.

 김 대표는 최근까지 진 검사장 본인과 가족은 물론 지인들과 함께 간 해외여행 비용을 부담한 의혹도 받고 있다. 김 대표가 진 검사장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한 이유와 어떤 대가가 오갔는지 검찰은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 사행성이 강한 게임업계 특성상 넥슨이 제2, 제3의 검찰 인사에게도 보험을 들었을 가능성도 높다.

 우병우 대통령 민정수석 처가의 부동산 거래에 대한 의혹도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잔금 지급을 1년여 미뤄주면서 소유권 분쟁이 있던 땅을 구입하기로 계약한 이유와 9개월 만에 30억원 가량 손해까지 보면서 매각한 정황이 여전히 석연치 않다. 넥슨 측은 매입대금(1326억원)이 한해 매출의 10%를 넘는 엄청난 액수였는데도 오너인 김 대표가 관여하지 않았다는 주장만 되풀이한다. 김 대표는 의혹이 처음 제기됐을 때 “개인거래여서 아는 게 없다”(3월) 했다가 “돈을 빌려줬다가 다 받았다”(6월) “공짜로 줬지만 대가는 없었다”(7월)는 식으로 계속 말을 바꿨다. 직접 해명도 아니고 기업 뒤에 숨어 발뺌을 하는 행태는 악덕 기업주를 뺨친다.

 매출 2조원에 걸맞지 않게 넥슨은 여전히 김 대표 1인 경영체제를 고수한다. 지주회사 NXC는 아내 등 특수 관계인들이 지분을 90% 이상 갖고 있다. 여기에 일본 넥슨과 넥슨코리아가 복잡하게 얽혀 소유구조가 불투명하다. 김 대표와 극소수의 최고경영진만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는 구조다. 검찰은 김 대표의 탈법경영에 대해서도 메스를 들이대 벤처 신화에 숨은 기업 비리를 엄정하게 다스려야 할 것이다.



허문명논설위원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