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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화당후보 트럼프, 본격적인 연구와 대응 필요하다

미 공화당후보 트럼프, 본격적인 연구와 대응 필요하다

Posted May. 05, 2016 07:40   

Updated May. 05, 2016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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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어제 미국 공화당 대통령후보로 사실상 확정됐다. 트럼프가 인디애나주 경선에서 압승하자 2위 주자였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사퇴했고 전당대회를 주관하는 공화당 수뇌부도 결국 트럼프를 당 대선후보로 인정했다. 6월까지 민주·공화 양당의 경선 일정이 남아있지만 11월 대통령 선거는 트럼프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대결로 가는 것이 확실시된다.

 트럼프는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고 무슬림의 입국을 금지하겠다는 식의 과격한 발언을 쏟아냈다. 자질을 의심케 만드는 인종·종교·여성 차별적 막말로 인해 워싱턴 정가와 재계 학계의 기득권계층, 주류 언론에 배척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그가 공화당 후보가 된 것은 세계화와 테크놀로지의 진화, 미국 내 소수인종의 급성장 속에 실업과 생존의 위기를 느끼는 중산층 이하 백인과 저소득층이 ‘미국 우선’의 애국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하는 트럼프의 포퓰리즘에 열광하기 때문이다.

 설령 트럼프가 공화당 티켓을 따더라도 대선에선 민주당의 클린턴에게 필패할 것이라는 관측이 그동안 우세했다. 그러나 2일 미 라스무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41%의 지지를 얻어 39%의 클린턴을 오차범위 안에서 따돌렸다. 이제 트럼프는 미국 대선에서 무시할 수 없는 흐름이 됐다. “대중에게는 트럼프가 클린턴에 비해 경제에 정통한 후보라는 이미지로 각인돼 있다”는 것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워싱턴무역관의 보고다. 클린턴이 외교안보 국정경험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변화’에 어울리지 않는 기성 정치인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국세사회는 트럼프의 대선 진출을 우려의 눈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국은 그의 보호주의 경제정책과 고립주의 외교정책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나라다. 그는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등 모든 FTA를 재검토하고 중국 멕시코 한국 등 주요 무역상대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미군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한국 측 분담금 증액을 주장하고 한국과 일본의 핵 무장까지 용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11월 대선에서 트럼프가 클린턴에게 패한다 하더라도 워싱턴의 아웃사이더를 대선 본선에 올렸다는 것은 미국인의 생각이 많이 바뀌고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 안보와 경제 토대를 뒤흔들 수 있는 트럼프의 정책과 참모진에 대해 본격적인 연구와 대응이 필요하다.



송평인기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