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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중DMB로저희무대보는건참아주세요

Posted July. 04, 2013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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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 중 앞에 가는 통학차를 안전하게 앞질러도 된다.

흑흑, 이 문제는 모르겠어요.

여기저기서 소녀들의 끄응 한숨 소리가 나왔다.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1층 오픈스튜디오에서는 시험이 한창이었다. 기자가 낸 교통상식 문제를 진땀 흘리며 푸는 학생들은 6인조 걸그룹 달샤벳. 신곡 내 다리를 봐!와 일명 먼로 춤으로 인기몰이 중인 아이돌이다.

총 다섯 문제 중 세 문제는 잘 맞혔다. 운전 중 하이힐과 운동화 중 어느 쪽이 안전할까 운전석에서 몸은 앞으로 약간 숙여야 할까, 의자에 등을 붙여야 할까 운전 중 전화가 오거나 카카오톡이 온다면 어떡하나. 멤버들은 막힘없이 정답을 체크했다. 4번 문제는 운전 중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으로 드라마를 보는 행동이 위법인지 합법인지 물었다. 수빈(19)이 위험하니까 당연히 위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여섯 명 모두 위법이라고 적었다. 지난해 일어난 상주 사이클 선수단 교통사고 참사를 계기로 운전 중 DMB 시청을 금지하는 법안이 제출된 지 1년 만에 2일 국회서 통과됐다. 시험을 치르던 그 순간까지는 위법이 아니었지만 결국은 맞힌 셈.

5번 운전 중 앞에서 노란 통학차가 달린다면 안전하게 앞질러 가도 될까. 여섯 멤버는 조심해서 가면 앞질러도 되지 않을까 안 돼, 아이들이 다칠 수도 있어 의견이 갈렸다. 정답은 X. 지율(22) 세리(23) 가은은 정답을 맞혔다. 시험 결과 셋은 100점. 통학차 문제를 틀린 우희(22) 아영(22) 수빈은 한 문제씩 틀려 80점.

달샤벳은 최근 교통안전공단과 함께 교통안전송을 만들어 가요 프로그램에서 부르기도 했다. 반칙운전 뿌리 뽑기에 앞장선 이른바 개념돌(똑똑하고 바른 아이돌 스타를 일컫는 말)이다.

멤버 아영은 예전에 운전 중 앞차가 버린 쓰레기 때문에 다칠 뻔했다. 고속도로에서 아버지가 운전하는 차 뒷자리에 탔는데 갑자기 창문으로 빈 음료 캔이 날아들었다. 앞차 운전자가 창밖으로 던진 캔이 날아온 것.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앞차에서 날아온 담뱃재 때문에 실명한 아기도 있었다는 뉴스에 더 화가 났다.

안전보다는 멋을 생각할 나이지만 달샤벳 멤버는 안전습관이 몸에 밴 듯했다. 지율은 뒷좌석 안전벨트 착용이 습관이다. 처음에는 옷이 구겨지거나 가슴이 눌리는 느낌이 들어 꺼렸지만 지금은 오히려 안 하면 허전하다고 했다. 옆 좌석에 탄 멤버가 안전벨트를 깜빡 잊으면 말없이 다가가 벨트를 채워준다.

시원한 각선미를 뽐내는 무대 퍼포먼스가 남성들의 인기를 얻고 있지만 한 가지 걱정이 있다. 멤버 우희는 스케줄이 없는 날 택시를 탔는데 운전하시던 기사님이 DMB로 저희 무대를 시청하는 모습을 봤다며 고맙지만 운전할 때는 달샤벳 다리 말고, 신호등과 전방을 잘 보셔야 한다고 부탁했다.이은택 기자 기자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