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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6년간 친환경 특허 1000건 내겠다

Posted April. 07, 2010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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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은 올해부터 2015년까지 친환경 선박 건조기술 개발에 약 5000억 원을 투입해 관련 특허 약 1000건을 획득하겠다고 6일 밝혔다. 이는 이 회사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유효 특허 1000여 건과 맞먹는 규모다. 이와 관련해 삼성중공업은 최근 천연가스로 운항하는 가스추진선의 기본 설계작업을 마쳤다.

가스추진선 연료비, 기존 선박 절반 수준

하문근 삼성중공업 조선해양연구소 제품기술연구센터 상무는 설계 관련 기술, 엔진시스템 관련 기술, 배기가스 처리 기술 등 크게 세 가지 분야에서 기술개발을 하게 될 것이라며 배의 속도를 줄이지 않으면서 화석연료를 덜 쓰고 배기가스에서 유해물질을 감축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하 상무는 최근 가스추진선의 개념설계를 완성하면서 가스공급시스템 관련 특허 10건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천연가스로 운항하는 가스추진선의 개념설계는 모든 종류의 선박에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중유를 사용하는 기존 선박보다 이산화탄소는 2025%, 질소화합물은 90%, 황화합물은 99% 이상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가스추진선의 건조가격은 비싸지만 유지비 등을 고려하면 선사()에도 경제적으로 유리한 만큼 조만간 실제 수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조선업계의 관측이다. 삼성중공업은 12만 t급 유조선을 가스추진선으로 만들면 배값이 7000만 달러(약 800억 원)가 돼 기존 선박보다 20%가량 비싸지지만 현재 유가 기준으로 연료비가 연간 350만 달러(약 40억 원)로 기존 선박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다고 주장했다. 가스추진선을 20년간 운항하면 새 배를 한 척 살 수 있는 금액을 절감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국내 다른 조선업체들도 친환경 선박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2011년부터 적용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새 질소산화물 관련 규제를 만족시키는 친환경 선박엔진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지난달 수출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세계적인 엔진제조회사인 덴마크 만디젤사()와 올해 말까지 같은 출력의 디젤엔진보다 이산화탄소를 23% 덜 배출하는 친환경 선박 추진시스템 시제품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STX조선해양도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친환경 선박의 개념설계를 지난해 9월 개발했다.

바닷가재 다칠라, 입항 거부해

조선업계의 친환경 선박 개발은 각국의 강화되는 환경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처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실제로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 있는 선박에 대해 작업 허가를 거부하는 항구 도시가 늘고 있으며 IMO의 환경 관련 규제도 점점 강화될 예정이다.

IMO는 내년부터 새로 건조되는 선박들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종전 kWh당 17.0g에서 14.4g으로 줄이도록 의무화했다. 또 2015년부터는 배기가스 중 황산화물 비율을 0.1%로 낮춘 배만 발트 해나 북해 등 해상 청정구역을 통과할 수 있게 된다. 이산화탄소 관련 규제는 현재 만들고 있다.

지난해 5월 미국 캘리포니아 주는 한 유명 선사의 액화천연가스 재기화선박(LNG-SRV) 취항을 계획 단계에서 막았다. 배로 인해 인근 바다에 서식하는 바닷가재 개체수가 감소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LNG-SRV는 운반만 하는 기존 LNG선과 달리 배 위에 LNG를 기체 상태로 만들 수 있는 시설을 갖춰 배에서 육지의 수요처로 직접 가스를 공급하는 신개념 선박이다. 기화 과정에서 특별히 오염물질을 배출하지는 않지만 열원 역할을 하면서 주변 바닷물의 온도가 낮아지게 된다는 점이 문제였다. 미국과 유럽의 항구들이 최근 배에 요구하는 친환경성이 어느 수준인지 가늠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김진기 삼성중공업 기본설계1팀 파트장은 정박 중인 배 위에 내린 빗물이 갑판의 기름과 섞여 바다로 다시 떨어질까 봐 배에 빗물 저장탱크와 유수()분리기를 갖추라고 요구하는 항구들도 있다고 전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열린 세계 최대의 조선해운 박람회 노르시핑에서도 친환경 선박기술 전시가 대세였다며 경영환경이 이처럼 극적으로 변할 때 기업이 관련 기술을 선점하지 못하면 생존 자체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강명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