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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달이 김성은 아동극 강아지 똥으로 컴백

미달이 김성은 아동극 강아지 똥으로 컴백

Posted July. 12, 200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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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를 피우는 강아지똥

강아지똥이 스스로의 존재를 깨닫지 못하고 있을 때가 저에겐 미달이 시절이었던 같아요.

지난해 자신의 미니홈피에 미달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칼로 찌르고 싶었다고 고백할 만큼 미달이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어 했기에 다시 그 이름을 꺼내는 것이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그는 이를 배려한 듯 먼저 그 이름을 입에 올렸다.

4월 쯤 강아지똥 출연 섭외를 받고 이 작품을 보러갔다가 울컥하면서 내 이야기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그래서 오래 고민하지 않고 출연을 결심했죠.

그는 어린이극 강아지똥의 주연을 맡아 5년 만에 대중들 앞에 다시 선다. 권정생의 동명의 베스트셀러 동화를 원작으로 한 이 연극은 아무 쓸모없는 강아지똥이 다른 사람들의 놀림에 스스로를 하찮은 존재라고 여기며 괴로워하지만 결국 거름이 되어 예쁜 민들레꽃을 피운다는 내용.

스스로의 존재를 전혀 모르고 있다가 흙 아저씨로부터 너는 더러운 똥이야라는 말을 듣고 처음으로 자신에 대해 깨닫는 대목이 너무나 마음이 아프고 와 닿았어요.

처음으로 연극무대에 도전하는 그는 제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할 일인지 이젠 안다고 말했다.

생각해보면, 순풍 산부인과에는 미달이나 의찬이 뿐만 아니라 다른 아역들도 참 많았어요. 사람들의 기억에 남지 못했던 아이들. 그런 걸 보면 전 참 많은 걸 누렸었구나, 싶어요.

스타 미달이에서 배우 김성은으로

겉으로 감정표현을 잘 못하는 편인데 지난해 방송(그것이 알고 싶다)에 나가 공개적으로 (아역배우로서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밝힌 것이 제게 큰 도움이 됐어요. 이제는 그저 평생 좋은 연기자로 살고 싶어요.

지금 다시 연기를 시작하면 미달이만큼 인기를 끌 수 있을까?

저는 그냥 연기를 하고 싶을 뿐이지 꼭 무언가가 되고 싶은 게 아니에요. 스타가 되고 싶지도 않고 꼭 주연일 필요도 없다고 생각해요. 어떤 역할이든 제게 주어진 연기를 열심히 하다보면 저절로 주목받을 수도 있고, 아니더라도 제가 최선을 다했다면 상관없을 것 같아요.

꼬마스타 미달이 아닌 배우 김성은은 벌써 민들레꽃을 피우고 있었다. 8월315일 화금 오전 11시 오후 3시. 토 일 공휴일 오후 2시 4시.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1만50002만원. 02-507-6487



강수진 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