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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벌자 인민들 시장으로

Posted July. 04, 2005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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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7월의 평양 거리에서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은 거리를 오가는 주민들의 화려하고 다양한 옷차림이었다.

검은 치마에 흰 저고리 일색이던 여성들의 외출복은 총천연색 그 자체였다. 더운 날에는 색색의 모자로, 비가 오는 날에는 색색의 장화로 멋을 냈다. 스타일도 현대적이어서 서울 명동 거리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여성도 많았다.

칙칙한 쑥색 인민복을 주로 입었던 남성들 역시 색색의 노타이 남방셔츠에 검은색과 남색 양복바지를 말쑥하게 차려입었다.

혹시 북한 당국이 남측의 방북단을 의식해 미리 좋은 옷을 배급한 것은 아닐까? 그렇지 않다면 주민들의 옷차림은 북한 경제개혁 3년의 결과를 압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취재 결과 후자였다. 개혁 3년, 북한 지도부가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이제 북한 경제를 끌고 나가는 주체는 국가나 집단이 아닌 개인이다. 경제 전면에 개인이 등장하면서 무역이 확대되고 있다.

이제 돈 버는 재주를 가진 개인들은 숨기지 않고 고급 소비를 할 수 있다. 분홍색 원피스와 양산, 빨간색 장화 이런 것들은 모두 지금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부()의 상징이다.

세련된 중국 의류가 실시간으로 평양 거리를 누비는 것은 2002년 경제개혁 이후 확대된 대외 무역의 증가 현상을 나타낸다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

2004년 4월 이후 1년 3개월 만에 다시 찾은 북한 이곳저곳에서는 다양한 변화가 감지됐다.



신석호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