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을 버리고 숫자를 씹다… 단백질 강권하는 사회[이용재의 식사의 窓]

다이어트식 프랜차이즈에서 점심을 먹었다. 1만2900원에 퍽퍽하고 누린내가 제법 나는 쇠고기, 브로콜리 한두 점과 케일 이파리 두어 쪼가리, 다진 양파와 파프리카, 통조림 옥수수로 구성된 샐러드를 받았다. 디저트보다 더 달콤한 드레싱은 빼고, 나머지를 우걱우걱 씹어 삼켰다. 이 가게는 닭가슴살과 돼지 안심은 30g, 쇠고기는 40g 이상 등 ‘단백질 함유량’을 내세운 점이 궁금해 들른 곳이었다. 예상대로 음식의 맛은 뒷전으로 밀려 있었다. 이런 브랜드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43개 매장을 낸 상황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사회가 단백질 섭취를 강권한다고 할까. 미국에 살 당시 충분히 경험한 터라 분위기 자체가 낯설지는 않다. 당시엔 나도 이틀에 한 번꼴로 2시간 넘게 운동을 하고 보충제와 칠면조 가슴살 샌드위치를 주식으로 먹는 등 이른바 ‘갓생’을 살았다. 맛보다 단백질 섭취를 포함한 숫자놀이에 치우친, 지극히 미국적인 삶이었다. 20여 년이 흐른 지금 단백질을 강권하는 경향은 자세히 보기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