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완벽한 연주’에도 당신이 공연장을 찾는 이유[허명현의 클래식이 뭐라고]
인공지능(AI)이 음악을 연주하는 시대가 됐다. 악보를 정확히 읽고, 박자를 흔들림 없이 지키며, 감정의 농도까지 계산해 재현하는 연주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인간보다 더 안정적이고 실수도 없다. 음 하나하나가 정확히 제자리에 놓이고, 템포는 메트로놈처럼 흔들리지 않는다. 기술적으로 보자면 AI는 이미 흔히 말하는 ‘좋은 연주자’다. 그렇다면 의문이 든다. 이런 시대에도 우리는 왜 여전히 실제 연주자의 연주를 듣기 위해 공연장을 찾는 걸까. 그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리는 인간의 연주에서 여전히 많은 것들을 기대한다. 미묘하게 흔들리는 음색, 매번 조금씩 달라지는 호흡, 그리고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이 만들어내는 긴장감. 같은 곡을 연주해도 날마다 다른 느낌이 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인간의 개입이 가장 분명하게 드러나는 순간이 있다. 연주자가 어떤 음 앞에서 잠시 속도를 늦출 때다. 흐름을 지키면서도 그 음 앞에서 잠깐 멈칫하는 순간, 우리는 그 음악이 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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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