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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지는 ‘中코로나 책임론’... 메르켈 “中투명하게 공개해야”

거세지는 ‘中코로나 책임론’... 메르켈 “中투명하게 공개해야”

Posted April. 22, 2020 07:37,   

Updated April. 22, 2020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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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중국의 책임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미국에 이어 유럽 각국 정상들도 코로나19 사태의 축소 의혹을 명확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0일 “중국 정부는 코로나바이러스 기원과 초기 확산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그래야 세계 모두가 교훈을 얻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에서는 최근 대표 일간지인 빌트 등 언론을 통해 ‘코로나 중국 책임론’이 확산되기도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앞서 17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코로나19 사태에) 더 잘 대응했다는 건 순진한 생각”이라며 “우리가 알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교장관도 16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에서 어떻게 바이러스가 퍼졌는지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럽은 미국과 달리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중국 비판을 자제해 왔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과의 관계가 벌어지면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커진 탓이다. 유럽의 기조가 바뀐 데 대해 미국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중국이 발표한 코로나 관련 데이터들은 신뢰를 잃었다. 이를 토대로 세운 각국의 코로나 대책도 잘못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코로나 발병 시기와 누적 사망자 숫자 등을 명확히 밝히지 않아 불신을 키운 바 있다.

 코로나가 자국에서 발병했음에도 자국 체제를 선전하고 다른 국가를 깎아내린 점도 반감을 샀다. 최근 주프랑스 중국 대사는 홈페이지에 “서구의 코로나 대응은 느림보”라는 글을 올려 프랑스 정부의 항의를 받았다. 인도적 명분을 내세워 의료물품을 지원해 의도적으로 유럽연합(EU)의 분열을 노린다는 지적도 있다. 일각에서는 서구사회에 대한 가짜뉴스를 퍼뜨린다는 의혹도 나온다.

 자국 내 여론 환기를 위해 중국으로 화살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을 비롯해 프랑스 독일 영국 등의 코로나 사망자만 수만 명에 달할 정도로 피해가 크다. FT는 “서방 정치인들은 베이징을 공격해 자신들의 실패를 피하면서 비판 대상을 분산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에 대한 비판이 전 세계로 확산되자 중국을 옹호해 온 세계보건기구(WHO)는 난처한 입장에 빠졌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0일 스위스 제네바 본부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는 미국에 (정보를) 감춘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윤종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