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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사상 첫 무급휴직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사상 첫 무급휴직

Posted April. 01, 2020 07:52,   

Updated April. 01, 2020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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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 타결 지연으로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4000여 명이 주한미군 주둔 역사상 처음으로 무급휴직에 들어갔다. 미국이 SMA 타결 없이는 봉급을 받을 수 없는 한국인 근로자를 볼모 삼아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 가려 한다는 비판 속에 이번 사태가 한미동맹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외교 당국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무급휴직 개시 하루를 앞둔 31일까지 전화 협상 등을 이어갔으나 끝내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 미국이 방위비분담금 총액의 대폭 인상 요구를 고수하자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 이에 따라 무급휴직이 시작되기 전 SMA 협상을 마무리 짓겠다는 정부 구상은 무산됐다. 미국은 지난해 분담금보다 약 30억 달러 증액된 40억 달러(약 5조 원)가량을 총액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달 중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방위비 협상을 개최하고 SMA 협상과 별개로 한국인 근로자 문제를 따로 해결하자고 제의했지만 미국은 이를 거부했다. 이에 따라 무급휴직 사태를 막는 유일한 방법은 SMA 협상 전체를 타결하는 것밖에는 남아있지 않은 상황이었다. 미국은 한국인 근로자의 생계가 걸린 무급휴직이 시작될 경우 한국이 더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서 자국에 유리하게 협상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4월 1일이 한미 양국에 일종의 ‘목표 타결 시한’으로 작용해온 만큼 무급휴직 돌입으로 협상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교 당국자는 “무급휴직이 시작되면 협상을 촉진할 모멘텀이 사라지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기재 record@donga.com · 신규진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