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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남 검찰총장, 최순실부터 송환조치하라

김수남 검찰총장, 최순실부터 송환조치하라

Posted October. 27, 2016 07:09,   

Updated October. 27, 2016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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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은 어제 미르·K 스포츠재단 의혹과 관련해 최순실, 차은택 씨의 자택과 전국경제인연합회 사무실 등 9곳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시민단체가 고발장을 제출한지 27일만이다. 검찰은 그동안 별다른 수사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21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연설을 통해 관련자 엄정 처벌 방침을 밝히고 나서야 수사 인원을 확대하고 관련자를 소환하기 시작했지만 영장을 발부받아 강제수사에 착수하는 데는 미온적이었다. 그 사이 언론이 최 씨의 컴퓨터를 입수하고 관련자를 인터뷰해 검찰 대신 의혹을 밝히고 검찰에 수사자료를 넘겨주고 있으니 검찰의 꼴이 한심하다. 검찰에 대한 신뢰가 바닥이다.

 어제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청와대를 향해 “즉각 사정당국에 최 씨의 국내 송환을 지시해주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사정당국에게 최 씨를 소환하라고 요구한 것이 아니라 청와대에 사정당국에게 그렇게 지시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여당 원내대표마저도 검찰은 청와대가 지시해야 비로소 움직이는 정권의 시녀쯤으로 여기고 있음이 드러난다. 국민은 지금 국정을 농단한 최 씨를 당장 눈앞에 세우고 싶어한다. 청와대의 지시가 있든 없든 검찰은 모든 의혹의 열쇠를 쥐고 독일로 잠적한 최 씨의 국내송환에 집중해야 한다.

 정치권이 최순실 특검에 합의한다해도 수사진이 꾸려져 실제 수사에 들어갈 때까지는 한달이상이 걸릴 전망이다. 박 대통령의 해명과는 달리 최 씨가 봤다는 문서가 연설문만이 아니라 각종 인사와 기밀자료에 미치고 그 시기도 최근까지 이른다는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시급히 확인하는 것이 국민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도 시급하다. 검찰은 특검에 비해 수사 인력도 노하우도 많다. 검찰은 특검 수사가 이뤄지더라도 나올 새로운 사실이 더 없을 정도로 철저히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 검찰이 버젓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특검 얘기부터 나오는 데 대해 검찰은 자존심이 상하지도 않는가. 이번만이라도 검찰은 정권을 위해 존재하는 검찰이 아니라 나라를 위해 존재하는 검찰임을 보여주기 바란다.



송평인기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