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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대선 후보 사실상 확정 '트럼프' 지지 여부 놓고 ‘내홍'

공화당, 대선 후보 사실상 확정 '트럼프' 지지 여부 놓고 ‘내홍'

Posted May. 10, 2016 07:29,   

Updated May. 10, 2016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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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상원과 하원의 다수당인 공화당이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70)에 대한 지지 여부를 놓고 전례 없는 내홍을 겪고 있다. 트럼프는 당 주류가 자신에 대한 지지를 유보하거나 반대하자 거침없는 말투로 반격했다.

 트럼프는 8일 NBC방송 인터뷰에서 ‘아직 트럼프를 지지할 준비가 안 됐다’고 밝힌 공화당 1인자 폴 라이언 하원 의장을 겨냥해 “그가 나를 지지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것에 맞춰 (행동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라이언을 전당대회 의장직에서 끌어내리겠다는 말을 직접 하지는 않았지만 이런 노력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트럼프 측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라이언 의장은 7월 공화당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때 의장을 맡는다.

 트럼프의 핵심 지지자 중 한 명이자 2008년 공화당 부통령 후보였던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는 CNN 인터뷰에서 라이언 의장의 하원 의원 낙선 운동을 벌이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페일린은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라이언의 정치생명은 끝난다. 그가 유권자들의 뜻을 존중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에릭 캔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캔터는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를 지낸 차기 유력 하원 의장 후보였으나 2014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하원 의원 예비선거에서 당내 강경 보수 세력인 티파티가 후원한 후보에게 패한 뒤 은퇴했다. 트럼프와 라이언 의장의 12일 워싱턴 회동이 당 내분을 봉합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 원로이자 2008년 당 대선 후보였던 존 매케인 상원 의원은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7월 매케인 의원이 자신의 히스패닉 이민자 추방 공약을 비판하자 베트남전에 참전했다 5년간 포로로 붙잡혔던 매케인에 대해 “전쟁 영웅이 아니다”라고 쏘아붙였다.

 매케인 의원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에 대해 “유능한 지도자가 될 수 있다”며 “공화당 지도부와 의원들은 당 대선 후보를 선택한 유권자들의 말을 들어야 한다. 유권자 말을 외면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군 출신으로 이라크 전에 참전했던 조니 언스트 상원의원(아이오와 주) 등을 부통령 후보로 추천했다.

 조지 W 부시 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딕 체니도 7월 전대에 불참하겠다고 밝힌 부시 전 대통령과 달리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다. 그는 “나는 늘 공화당 대통령 후보를 지지해 왔으며 올해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워싱턴=이승헌 특파원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