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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회피처 이용한 195명 명단 공개하고 세무조사하라

조세회피처 이용한 195명 명단 공개하고 세무조사하라

Posted April. 05, 2016 07:18,   

Updated April. 05, 2016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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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 씨가 조세회피처에 3곳의 유령회사를 설립했다고 비영리 인터넷언론 뉴스타파가 어제 보도했다. 뉴스타파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함께 중미 파나마의 최대로펌 ‘모색 폰세카’에서 유출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노 씨를 포함해 한국 주소를 기재한 195명의 한국인 이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ICIJ와 뉴스타파에서 공개한 1977∼2015년 자료는 1150만 건에 달한다. 사상 최대의 조세도피 관련 문건의 폭로가 일파만파(一波萬波)를 부를 것으로 보인다. 독일 일간지에서 자료를 입수한 뒤 ICIJ에 협업을 제의해 '파나마 페이퍼스'란 이름으로 세계 109개 탐사보도 언론매체가 분석에 참여했다. 이 속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전 현직 국가지도자,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와 배우 청룽 같은 유명인사의 금융 거래 실태도 들어 있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재헌 씨는 2012년 3개 회사를 설립해 주주 겸 이사로 취임했다. 이 회사들은 해외자금 도피나 역외 탈세로 악용될 소지가 있는 페이퍼컴퍼니다. 2013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 씨 등 182명이 조세회피처를 이용한 역외탈세 의혹과 유사하다. 당시 뉴스타파가 의혹을 제기한 뒤 국세청은 원본 자료를 입수, 48명을 조사하고 1324억원을 추징했다. 이번은 그때보다 자료의 양이 10배가 넘는 만큼 국세청이 정예 조사관들을 투입해 더욱 강도 높게 검증해야 한다.

 권력층과 부유층의 재산 해외도피와 탈세에 이용하는 조세피난처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국제 사회의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재정난 타개를 위해 각국이 ‘역외탈세와의 전쟁’에 나서는 새로운 흐름으로 이어졌다. 지능적 역외탈세를 막고 압박하기 위한 국제공조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우리도 한미 금융정보자동교환협정(FATCA), 영국 케이먼군도를 비롯한 53개국이 참여하는 금융정보자동교환협정의 체결로 해외탈세 적발이 한층 용이해졌다.

 국세청이 작년 10월부터 6개월간 한시적으로 도입한 ‘미신고 역외소득·재산 자진신고제’가 3월로 종료됐다. ICIJ의 자료공개와 탈세 혐의를 받고있는 개인과 기업에 대한 철저한 세무조사로 공평과세와 조세정의를 실천해야 한다.



고미석기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