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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기축통화 편입, 금융허브 전략은 감감 무소식

위안화 기축통화 편입, 금융허브 전략은 감감 무소식

Posted December. 02, 2015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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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안화가 30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기반통화 편입이 확정됨으로써 국제 기축통화 대열에 합류했다. SDR은 IMF 회원국의 재정이 악화됐을 때 자금을 인출할 수 있는 일종의 가상 국제준비통화다. 위안화는 달러화 유로화 파운드화 엔화에 이어 5번째로 내년 10월1일 편입된다. 중국이 세계 2위의 경제규모에 걸맞는 금융 굴기를 이루면서 세계 금융질서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위안화가 당장 달러처럼 사용되려면 풀어야할 과제가 많다. 중국 인민은행은 독립적으로 금리를 결정하지 못하고 정부의 입김에 좌우된다. 중국 정부는 수출 부양을 위해 인위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식으로 자본시장에 수시로 개입했다. 2010년 중국이 SDR 편입에 실패한 것도 환율이 시장에서 결정되지 않고 정부의 정책결정 과정이 투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위안화의 SDR 편입은 중국의 로비에 의한 정치적인 결정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중국은 교역규모가 4조3000억 달러로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인데다 국제결제 수단에서도 일본 엔화를 제치고 4위에 올라 세계 기축통화가 되는 것을 부정적으로만 볼 수도 없다. 다만 중국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높아진 위상에 걸맞게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 인민은행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높이고 금융시장을 개혁 개방해 국제적인 신뢰를 쌓아야만 위안화가 실질적인 기축 통화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은 대()중국 수출이 전체 수출의 25%이지만 현재 90% 이상을 달러로 결제하고 있다. 앞으로 위안화로 직접 결제하게 되면 기업들의 거래비용이 줄고 달러 변동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중국의 금융시장이 더 개방되고 발전하면 한국 금융시장에도 기회가 된다. 반면 위안화를 매개로 한국 경제가 중국 경제에 더욱 깊숙이 편입되면 동조화 현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아직 불안정한 중국 금융시장이 출렁이는데 따라 한국 금융시장도 불안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2009년 약 64조원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고 작년에는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도 개설했다. 내년에는 위안화로 국채를 발행해 달러와 유로 중심인 외환보유고에 위안화도 포함시킬 예정이다. 정부는 한중FTA를 추진하면서 위안화 금융허브(hub)를 추진해 한국 금융시장을 키운다는 복안을 내놓은 지 수년이 지났지만 지지부진하다. 그 사이 홍콩 싱가포르 런던 파리 등 세계 각 지역은 위안화 비즈니스 확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위안화 국제화를 한국 경제의 새로운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