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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16일간의 제대로 된 긴 여름휴가

Posted August. 12, 2015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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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제대로 쉰다. 그러나 국정의 끈은 놓지 않아 공백은 최소화한다.

8일부터 무려 16일간의 긴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휴가 사용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름, 겨울 휴가 때 결코 백악관에서 머물지 않고 휴양지를 찾아 제대로 즐기면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주요 국정 이슈를 챙기는 노하우를 보여주고 있는 것.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여름휴가 때 매사추세츠 주의 휴양지 마서스비니어드에서 주로 골프를 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마서스비니어드는 지난해 여름휴가 때도 찾은 곳이다. 백악관 참모와 고교 친구들이 주로 라운딩 파트너이지만 10일에는 김용 세계은행 총재와도 골프를 쳤다. 골프 치는 시간 외에는 가족과 함께 휴가지 인근 식당을 찾거나 가벼운 파티를 즐기고 있다.

그런 와중에도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을 통해 꾸준히 주요 국정 이슈에 대한 메시지를 내놓거나 미리 준비한 인터뷰를 시의적절하게 공개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휴가 시작 다음 날인 9일 공영 라디오 NPR와의 인터뷰에서 남은 임기 중 인종갈등 문제를 포함해 많은 것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올해 하반기 국정 운영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같은 날 CNN과의 인터뷰에선 이란 핵 협상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두 인터뷰 모두 휴가 전인 5일에 제작된 것이다. 장기 휴가 중 이란 핵 협상 등에 대한 공화당의 공격이 거세질 것을 대비한 부재중 포석인 셈이다.

10일에는 인터넷 매체인 믹(MIC)의 제이크 호로위츠 운영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이스라엘 젊은이들의 동영상 질문에 답하며 이란 핵 협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이란이 핵 합의에 따라 행동하고 이웃 국가들을 불안하게 하지 않는다면 다른 나라들도 이번 핵 합의를 환영하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 인터뷰 역시 휴가 출발 전인 6일에 제작됐다.

백악관 공보실 관계자는 10일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휴가 중이지만 백악관은 정상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수전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 등 주요 보좌진은 정상 근무 중이며 매주 일요일 발표하는 주례 라디오 연설도 휴가 중에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