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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는 가슴에 묻고 국가 개조를 시작할 때다

세월호는 가슴에 묻고 국가 개조를 시작할 때다

Posted November. 12, 2014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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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의 남은 실종자 9명의 가족들이 어제 수중수색 중단을 요청하고 정부는 수색 중단을 선언했다. 이날 법원은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승무원에게 중형을 선고했다. 세월호 참사로부터 209일만이다. 실종자 가족들의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 실종자 가족들은 수색에 나선 잠수사들의 안전 문제를 수색 중단 요청의 최우선 이유로 꼽고 저희처럼 가족을 잃고 고통 속에 살아가는 분들이 더 이상 생겨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사고 주무부처 장관으로 실종자 가족의 마음을 얻어 원만한 해결을 이끌어냈다. 그는 사고 직후부터 진도 현지에서 실종자 가족들과 숙식을 같이했다. 그는 수색 중단을 발표하면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비는 대목에서 감정에 겨워 울먹였다.

그럼에도 수색 중단이 곧바로 세월호 인양을 의미하는 것이어서는 곤란하다. 세월호 인양으로 남은 실종자를 찾을지도 의문이다. 그에 비해 인양에 들어가는 비용은 1000억원을 훨씬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단순히 경제적 비용과 효과의 문제로만 따질 것은 아니지만 세월호 위에 해상 푯대를 세워 추모공원으로 만드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법원은 이준석 세월호 선장에게 유기치사죄 등을 적용해 징역 36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이 선장이 퇴선 지시를 한 것으로 보고 살인죄는 적용하지 않았다. 선장의 잘못으로 304명이 희생됐는데도 살인죄를 단죄할 수 없다는 데서 법과 현실의 괴리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나머지 승무원 14명에게는 징역 5년30년이 선고됐다. 앞서 유대균 씨 등 유병언 전 청해진해운 회장 일가에 대해서도 법원의 선고가 내려졌다. 2,3 심에서도 사실과 정의에 입각한 심판을 내려질 것이다. 세월호 특별법은 지난달 말 국회에서 통과됐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광화문 광장에서 특별법 통과를 위해 농성하던 유가족도 광장을 시민에게 돌려줘야 할 때다.

세월호 사고를 119에 최초로 신고했던 고 최덕하 군의 어머니는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온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덕하야. 사랑해. 너와 내가 함께 했던 순간은 짧지만 엄마는 너를 많이 사랑했고 너 또한 엄마를 많이 사랑했던 거 우리 서로 알잖아. 너무 가슴이 아프다... 너를 안고 싶다. 내 품에 안아보고 싶다.

4월 16일은 국가적으로 수치스러운 날이다. 우리는 어른들의 구조를 철석같이 믿고 기다리다 죽어간 아이들의 모습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 세월호 관련자는 단죄되고 수색도 끝났지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세월호 진상 규명을 소모적인 정쟁으로 이끌지 말고 국가를 개조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