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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 오는 북 축구단

Posted January. 22, 2014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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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9월 19일부터 10월 14일까지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아경기대회에 남녀 축구단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인천시와 대회조직위원회의 참가 설득에 침묵하던 북한이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45개국 중 마지막으로 참가 의사를 밝힌 건 일단 긍정적이다. 북한이 실제로 축구선수단을 파견할지, 또 다른 종목에도 참가할지는 참가인원 신청 마감일인 6월 20일까지 지켜봐야 한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지난해 9월 14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엔 북한의 공식행사에선 최초로 애국가가 울려 퍼지고 태극기가 게양됐다. 국제 역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우리나라 김우식 이영균 선수가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 시상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북한 관중은 어색해 하면서도 수상자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북한은 대회에 앞서 한국 선수가 순위권에 들면 국제관례대로 시상식을 열겠다고 약속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체제의 북한이 스포츠 분야에선 달라질 것임을 보여준 사례였다.

김 비서의 부인 이설주는 2005년 9월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때 청년학생협력단으로 인천을 다녀갔다. 용모가 뛰어나고 노래와 춤도 잘하는 여학생 101명으로 이뤄진 응원단이다. 그때 그는 꽃놀이 같은 노래를 불렀다. 북한은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때도 대규모 선수단과 함께 미모의 여성응원단을 파견해 눈길을 끌었다. 스포츠 교류는 남북간의 화해와 상호 이해에 기여한 바가 크다.

김 비서는 어릴 적부터 농구 등 스포츠에 관심이 많았고 승부사적인 기질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출신인 데니스 로드먼을 평양으로 불러들인 것도 취미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북한의 아시아경기 참가 결정은 김 비서가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 의사를 밝히고 북한 국방위원회가 상호 비방을 중단하자는 중대 제안을 발표한 연장선에서 나왔다. 위장평화 공세의 일환일 수 있는 만큼 안보는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그래도 정치와 관련 없고 인도적인 분야에선 남북 교류의 폭을 넓혀갈 필요가 있다.

한 기 흥 논설위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