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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러 ''유라시아 물류협력'' 길 텄다

Posted November. 14, 2013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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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블라디미트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 한-러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나진러시아 하산 지역의 철도 운영과 나진지역 항만 개발 사업에 우리나라 기업들이 참여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 체결에 합의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청와대에서 가진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정책과 러시아의 아태지역 중시 정책을 상호 접목해 이 같은 실질 협력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포스코, 현대상선, 코레일은 러시아 철도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합작회사 라손콘트란스(러시아 70%, 북한 30%)의 지분을 인수하는 형태로 나진-하산 물류 협력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 사업에 참여할 경우 나진하산간 54km 구간 철도와 나진항 3호 부두, 나진구 21ha를 49년 동안 개발, 운영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박 대통령이 구상하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첫 번째 실질적인 사업인 셈이다.

양국 정상은 정기적으로 교통 장관회의를 개최해 한반도 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연결도 중장기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양국은 우리나라의 기술을 이전하는 조건으로 우리 기업이 러시아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3척 이상을 수주하는 내용의 MOU도 체결했다.

양국은 2020년까지 러시아가 계획 중인 태양광 발전소(500MW 규모) 건설 사업에 우리나라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MOU를 체결했다. 양국은 또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러시아연방 안보회의 간에 정기적으로 교류하는 최고위급 외교안보 대화체를 가동하기로 했다.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양국 정상은 북한의 독자적인 핵미사일 능력 구축 노선을 용인할 수 없고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가질 수 없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그러나 6자회담을 두고는 조속한 재개를 원하는 러시아와 진정성 있는 북한의 조치를 원하는 우리나라 양국 사이에 미묘한 시각차도 있었다.

양국 정상은 일반여권 사증면제협정을 체결해 앞으로 일반여권 소지자들은 60일 동안 비자 없이 상호 국가를 방문할 수 있게 됐다. 양국에 문화원도 새로 생긴다.

한편 양국 정상은 최근 역사퇴행적 언동으로 조성된 장애로 인해 동북아시아 지역의 강력한 협력 잠재력이 완전히 실현되고 있지 못한 것과 관련해 공동의 우려를 표한다고 밝혀 일본 지도자들의 우경화를 지적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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