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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고 젤리처럼 말랑한 토종 방탄복 나왔다

가볍고 젤리처럼 말랑한 토종 방탄복 나왔다

Posted June. 28, 2012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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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연구진이 기존 방탄복보다 가볍고 얇은 고성능 방탄복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강력한 파괴 성능을 지녀 괴물권총으로 불리는 44매그넘도 거뜬하게 막아내는 수준이다. 국군의 생존능력을 높여 전투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원) 바이오나노 섬유융합연구그룹 유의상 수석연구원 연구팀은 2009년부터 3년간의 연구개발을 거쳐 나노융합경량방탄복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기존 방탄복은 케플러나 아라미드 같은 강한 실로 짠 천을 수십 겹씩 덧붙여 만든다. 총알은 막을 수 있지만 뻣뻣하고 무거워 불편했다. 생기원이 개발한 방탄복은 젤리처럼 말랑말랑한 전단농화유체(STF)라는 특수 물질을 옷감 속에 섞어 만들었다. 이 물질은 평소에는 부드럽지만 강한 충격을 받으면 그 순간 굳어지면서 총알을 막는다. 무게는 2kg 정도로 기존 방탄복보다 무게와 부피가 15%가량 줄었다.

영국 등 외국의 방탄복 제조업체들이 STF 방탄복을 개발해 왔으나 실제 제품으로 출시한 나라는 드물다. STF는 석영 등에서 추출한 구형() 실리카(이산화규소)로 만드는데 1kg에 100만 원이 넘는 고가() 소재다. 연구팀은 흄드 실리카라는 저가() 소재를 특수 나노기술로 가공해 원자재값을 10분의 1 이하로 줄이면서도 방탄 성능은 그대로 유지했다.

유의상 연구원은 옷감으로 짠 방탄복 중에는 가장 높은 성능이라며 육군사관학교와 함께 공동 실험한 결과 미국 법무연구소가 지정한 방탄규격(NIJ) 중 A 등급의 방탄능력을 갖춘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A급은 가장 강력한 권총인 44매그넘의 총알을 막을 수 있다. 연구팀은 국내 방위산업체인 웰크론에 이 기술을 이전해 상용화할 계획이다.



전승민 enhanc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