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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김정은 생모 고영희 우상화는 잠잠 왜?

북, 김정은 생모 고영희 우상화는 잠잠 왜?

Posted October. 20, 2010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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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3대 세습 후계자로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공식화한 후에도 그의 생모로 알려진 고영희(2004년 사망사진)에 대한 우상화 작업을 하지 않고 있다. 백승주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센터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974년 2대 세습 후계자로 공식 지명된 이후 생모인 김정숙을 대대적으로 우상화한 것과 비교할 때 크게 다르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김정일은 1974년 당 중앙위 제5기 8차 전원회의에서 후계자로 공식 내정된 뒤 자신의 권력을 공고화하기 위해 어머니의 우상화를 시작했다. 그는 김정숙이 항일 빨치산 투쟁에 참여한 전력을 근거로 항일의 여성영웅 혁명의 어머니 등의 찬양 구호를 만들고 김정숙의 이름을 붙인 지역과 대학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 지도부는 지난해 이후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 작업에 열을 올리면서도 고영희에 대해서는 대내외적으로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이는 김정은이 대외적으로 전면에 등장한 지난달 28일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김일성 주석의 본처인 김정숙과 달리 고영희는 김 위원장의 세 번째 여자이기 때문에 전면에 내세우기 힘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공식 부인인 김영숙은 아들을 낳지 못했고 첫아들 김정남의 생모인 성혜림(2002년 사망)은 동거녀에 불과한 만큼 정통성을 가진 김 위원장의 부인으로서 고영희의 우상화에 무리가 없다는 반론이 있다.

일각에서는 김정은의 생모가 고영희가 아니라 김 위원장의 네 번째 여자로 알려진 김옥 국방위 과장이거나 제3의 인물이라는 관측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차남 김정철이 김정은과 배가 같은 형제로 고영희가 직접 키운 사실이 확인된 만큼 무리한 억측이라는 반론이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 지도부가 김정은 우상화에 속도를 내다보니 미처 생모 부분을 언급할 시간이 없었을 것이라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고영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관측했다. 북한 주민들이 김정은도 잘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에 먼저 김정은을 띄우고 차차 고영희를 내세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1970년대 북한 주민들이 김정숙과 김정일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상황과 지금은 다르다는 것이다.



신석호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