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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등도 못켠 한국형 친환경차

Posted November. 19, 200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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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인 볼트를 내년에 선보이는 한편 인도의 레바사와 함께 동남아시장 공략을 위한 전기차 개발에도 나섰다. 1997년 양산형 하이브리드차를 세계 최초로 내놓은 도요타는 현재 세계 50개국에 13종의 하이브리드차를 판매하고 있다.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차는 누적 판매량 기준으로 올해 200만 대를 넘어섰다.

전기차 개발에 올인(다걸기)하고 있는 르노닛산은 NEC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단 큐브(cube) 전기차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향후 3년간 5억10억 달러를 투자해 2011년 이스라엘과 덴마크, 2012년에는 일본과 유럽에 큐브를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차협력업체 깊어지는 고민

국내 선도업체인 현대자동차는 올해 양산형 하이브리드차(아반떼 LPi 하이브리드)를 내놓은 데 이어 정부의 2011년 전기차 양산계획에 발맞춰 최근 급하게 전기차 개발방침을 밝히는 등 어정쩡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에 따르면 이미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 하이브리드차 개발을 계속 끌고 갈 것인지, 르노그룹처럼 전기차 개발에 집중할 것인지 사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현대차의 개발부서 일각에선 장기적으로 수소연료전지차를 궁극적인 친환경차 모델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온다. 이처럼 현대차가 방향을 정하지 못하면서 부품을 납품하고 있는 협력업체들도 덩달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보통 새로운 차종을 개발하면 부품업체들의 설비조정이 뒤따라야 하는데, 이때 최대 1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협력업체로서는 현대차의 개발방향에 맞춰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도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도 친환경차 우선순위 제각각

자동차업계뿐만 아니라 전문가들도 친환경차 개발의 우선순위를 놓고 의견이 갈린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가 최근 발간한 KAMA 저널 11월호에는 상반된 주장이 나란히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한국자동차산업학회장을 맡고 있는 김기찬 교수(가톨릭대 경영학부)는 친환경차의 세계 표준화 전쟁이란 글에서 (친환경차) 표준화는 기술이 아니라 시장이 결정할 것이라며 그렇다면 세계 자동차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에서 전기차로 사실상 표준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이브리드의 경우 이미 도요타가 관련 특허의 80% 이상을 독점한 상태여서 후발로 들어가면 기술종속의 상태에 놓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같은 저널에 전기자동차 개발과 마라톤 경주라는 글을 올린 유지수 교수(국민대 경영학부)는 전기차는 원유가격의 상승 속도, 정부 협력, 소비자 행위변화와 같이 자동차회사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에 달려 있다며 정부는 전기차에 중점을 두기보다 가까운 미래의 자동차인 하이브리드차 개발에 우선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상운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