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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다시 도진 북도발병, 단호한 대응 당연하다

[사설] 다시 도진 북도발병, 단호한 대응 당연하다

Posted November. 11, 2009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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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도발로 어제 서해상에서 남북 간에 교전이 벌어졌다. 1999년과 2002년에 이은 3번째 서해교전이다. 북 경비정은 서해 대청도 부근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뒤 남하하다 우리 측 고속정을 공격했다. 우리 군은 5차례의 경고통신과 경고사격으로 퇴각을 요구했지만 북 경비정은 이를 무시하고 우리 측을 조준사격했다. 우리 군이 북의 NLL 침범과 무력도발에 대응사격을 한 것은 교전수칙에 따른 당연한 조치였다.

2분간의 짧은 교전이었지만 남북관계에 큰 파장을 미칠 것이다. 무엇보다 북 집권세력이 반()평화 호전()집단임이 다시 확인됐다. 남북정상회담을 두 차례나 한 것도 저들의 위장 평화공세라는 의심을 짙게 한다. 남북 평화공존은 북 집권세력의 뇌리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북이 핵개발에 몰두한 이유도 더욱 분명해졌다. 체제유지를 위해 핵무장과 무력도발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북은 베를린 장벽 붕괴 20주년 다음 날 도발을 감행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곧 아시아 순방길에 올라 18일 서울에 온다는 사실도 계산에 넣었을 것이다. 북한 사정은 통일되기 전의 동독보다 훨씬 열악하다. 북은 긴장을 고조시켜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면서 내부 불안을 덮으려는 것이다.

북은 우리가 도발을 했다며 사죄를 요구했다. 뻔뻔스러운 역()선전이다. 북이 이명박 정부를 김대중 노무현 정부처럼 여긴다면 중대한 착각이다. 어제 우리 군은 북의 도발을 묵인하지 않고 격퇴했고 정부는 즉각 안보관계 장관회의를 열어 후속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상투적 도발과 덮어씌우기는 더는 통하지 않는다.

정부는 단호한 대응으로 교전사태의 재발과 확산을 막아야 한다. 북에 엄중 항의하고 재발방지 약속도 받아내야 한다. 군은 북의 추가도발에 대비해 철두철미한 대응태세를 갖춰야 한다. 10년 전 1차 연평해전 때 크게 당한 북은 기회를 노리다 7년 전 기습공격을 했다. 이번에도 북이 큰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온갖 보복 수단을 궁리할 것이다.

북의 도발에 대한 한미공조 차원의 대응도 필요하다. 미국은 북의 도발에도 불구하고 북미대화를 재개하는 것이 한반도 안정을 위해 적절한지를 따져봐야 한다. 마침 역대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10여 명이 2012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강한 우려를 표하며 재검토를 요청하는 서한을 한미정상에게 보냈다. 두 정상은 한반도 안보 불안을 키워서는 안 된다는 차원에서 이에 부응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