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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월가 진출 한국인 1호 앤드루 김의 조언

미월가 진출 한국인 1호 앤드루 김의 조언

Posted October. 23, 2009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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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금융을 선진화하려면 하루 빨리 채권시장을 키워야 합니다. 기업이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은행대출에 의존하는 상황에서는 아시아의 금융센터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미국 월가 진출 한국인 1호인 앤드루 김 시트(Sit)인베스트먼트 어소시에이츠 고문(한국명 김병수73사진)은 21일(현지 시간) 기자와 만나 한국 금융의 선진화에 대해 이렇게 조언했다.

김 고문은 이날 재미동포 1.5세 또는 2세들이 주축이 돼 설립한 한인단체인 한미커뮤니티재단(KACF)이 뉴욕 맨해튼에서 개최한 연례만찬에서 2009 자랑스러운 기업인상을 수상했다. 김 고문은 서울대 상대를 1년 다니다 미국 유학길에 올라 코넬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1963년 당시 메릴린치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증권회사인 F.I.듀폰앤컴퍼니의 애널리스트로 월가에 진출했다. 20여 년간 월가의 여러 투자은행에서 애널리스트 또는 투자분야에서 일을 하다 1989년엔 시트 인베스트먼트와 합작으로 시트/킴 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를 창업하기도 했다.

2000년 일선에서 물러난 김 고문은 내가 처음 월가에서 일할 때는 더 했지만 지금도 월가에는 소수민족에 대한 유리천장이 존재한다며 한국인이 월가 정착에 성공하려면 교회도 미국인들과 함께 다니고 골프도 회사 미국인 동료들과 같이 치면서 미국인과 네트워킹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금융위기에 대해 내가 월가에서 한참 일하던 1990년대까지만 해도 투자은행들의 레버리지 비율(투자원금 대비 부채)이 10 대 1 정도였는데 이후 60 대 1까지 높아졌다며 월가의 탐욕이 위기를 불러왔다는 지적은 맞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또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시절 미국 금융감독 당국이 정부의 시장 개입은 무조건 나쁘다는 생각 때문에 월가의 탐욕을 규제하지 못한 것도 잘못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의 월가 금융회사 인수 시도에 대해서는 인수하지 않은 것이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월가 회사 인수는 사람을 사는 것인데 한국 회사가 월가 금융회사를 인수하면 대부분의 직원이 빠져나가 껍데기만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치영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