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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강소국 종이호랑이였나

Posted October. 22, 2008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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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트 호랑이 아일랜드는 주택 거품 붕괴로 이미 유로존(유로화 사용 국가) 가운데 가장 먼저 경기침체 국면에 돌입했다. 발트 호랑이로 불리는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등 발트3국도 대외채무 증가로 IMF 구제금융을 신청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빨 빠진 호랑이로 전락

20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아이슬란드는 IMF와 각국 중앙은행으로부터 6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을 예정이다. IMF가 10억 달러, 북유럽 및 일본 중앙은행이 나머지를 지원할 예정이다. 아이슬란드가 구제금융을 받으면 이는 유럽 국가 가운데 1976년 영국 이후 처음이다.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 1위, 1인당 국내총생산(GDP) 세계 5위의 강소국이던 아이슬란드는 금융위기의 파도 속에 순식간에 무너졌다. 자국 통화인 크로나화 가치는 9월 이후에만 30% 떨어졌다. 3대 은행 국유화 등 비상조치에도 불구하고 결국 IMF의 구제금융을 받는 신세로 전락했다.

1996년 이후 10년간 연평균 7%대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경제 모범생으로 불렸던 아일랜드 경제도 날개 꺾인 추락을 계속하고 있다. GDP는 2분기(46월)에 0.5% 하락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은행이 유동성 위기에 몰리면서 세계에서 제일 먼저 은행예금에 대한 무제한 지급보증을 선언했다.

2004년 유럽연합(EU) 가입 이후 해외 직접투자가 급증하면서 10%대의 고성장을 유지하던 발트3국도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받고 있다. 덴마크 금융기업 단스케방크는 17일 발트3국을 국가 부도 고위험 15개국에 포함시켰다. 3국의 올해 물가상승률은 10.516.1%에 이를 정도로 치솟았고 라트비아는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대외 의존 심화, 무리한 차입 위기 불러

이들 국가는 소국으로 대외 충격에 취약한 구조에다 눈부신 성장에 취해 부실을 키워 화근을 불렀다는 지적을 받는다.

아이슬란드는 1990년대 중반 은행산업 규제 완화 이후 무리한 해외 차입으로 경제의 대외 의존도가 높아진 것이 문제였다. 은행권 해외 채무는 1000억 달러지만 외환보유액은 35억 달러에 불과하다.

아일랜드는 성장의 단맛에 취해 부동산 거품을 키워오다 거품이 터졌다. 인구 430만 명의 아일랜드는 지난해에 주택 10만 채를 지었다. 아일랜드 인구의 12배인 영국이 지난해 18만 채를 지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많았다.

발트3국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경상수지 적자 증가, 은행의 해외차입, 대출 증대 등이 리스크 요인이다. 영국 경제연구소 캐피털이코노믹스는 현재 외환보유액이 30억70억 달러에 불과해 대외 신용경색이 지속되면 곧바로 외환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재영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