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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의 모럴해저드 중병, 이대통령이 처방 낼 때

[사설] 공의 모럴해저드 중병, 이대통령이 처방 낼 때

Posted October. 16, 2008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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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도 거르지 않고 쏟아져 나오는 공공부문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사례들이 국민 의 가슴을 무너지게 한다. 어제 오늘 국정감사를 통해 드러난 것만 해도 손으로 셀 수 없을 정도다. 구석구석이 썩을 대로 썩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중대한 결심을 해야 할 때다.

한국전력 자회사에선 임원뿐 아니라 본부장들까지 해외여행 때 일등석을 이용한다. 이런 한전이 올해 추가경정예산에서 손실보전금 6680억원을 지원받았다. 역시 추경 3360억원을 지원받은 한국가스공사는 최근 3년간 28억원을 들여 임직원에게 영어교육을 시켰다. 작년 5월 남미()로 이른바 이과수 폭포 관광을 갔다가 물의를 일으킨 조폐공사 등 공기업들의 감사 21명은 사건 이후에도 총 9억원의 성과급까지 받았다.

5년 전에도 비슷했다. 공기업 감사 36명이 2003년 10월 해외연수 명목으로 여행을 가면서 항공기 1등석에 예약했다가 출발 전에 등급을 내려 수백만 원의 차액을 챙겼다. 2005년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건설교통부(현 국토해양부) 산하 4개 공기업이 부채가 45조원에 이르는데도 3410억원을 사내 복지기금에 출연해 직원들에게 저리()로 빌려준 게 드러나기도 했다. 공기업의 혈세 빼먹기는 이처럼 역사가 깊다.

이들 4개 공기업의 총 부채가 60조원으로 불어났지만 하나같이 직원복지는 철저히 챙긴다. 정치권 주변에서 낙하산을 타고 내려간 공기업 사장과 감사는 노조와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식으로 유착하기 일쑤다. 한국공항공사가 2006년 말 직원 1700명에게 허위로 특별근무 명령을 내리고 휴일근무수당으로 1억4500만원을 지급한 것도 그런 예다. 최근엔 국토부 산하 공기업들이 아파트 등을 전세로 얻어 직원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한 게 적발됐다.

정부 부처는 이런 공기업의 비리를 도려내기는커녕 공생관계로 빠져들기 일쑤다. 감사원도 사후 감독은 전혀 못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노조 전임자를 정부 기준보다 많이 인정하고 있다가 감사원의 지적을 받은 게 2001년 이후 세 번째이지만 달라진 게 없다.

국회도 마찬가지다. 공기업 사장들은 국감장에서만 고치겠습니다고 머리를 숙일 뿐 돌아서면 언제 그랬느냐는 식이다. 이런 일들이 수 십 년 째 되풀이 되고 있다. 대통령은 이런 공기업들을 언제까지 놔두고 볼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