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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2002년에 더한것도 가능 간접 시인

Posted February. 22, 2007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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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4월 13일이 기한인 핵 프로그램 신고 때 고농축우라늄(HEU)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함시킬까.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는 북한이 HEU 프로그램의 존재를 인정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면서 여러 가지 대응 시나리오를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20일 HEU 문제가 베이징 합의 2단계 국면에 접어들면 본격적으로 불거질 수 있다며 북한이 HEU 문제에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가 6자회담이 순항할지 여부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시 행정부가 HEU 프로그램의 존재를 확신하는 근거는 무엇일까. 미 정부 전현직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했다.

강석주는 분명 인정했다=미 행정부는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2002년 10월 4일 평양을 방문한 제임스 켈리 국무부 차관보 일행에게 그(HEU 프로그램을 지칭)보다 더 한 것도 가질 수 있다며 존재 자체를 간접 시인했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북한은 1개월가량의 침묵기를 거친 뒤 시인한 바 없다며 일관되게 부인해 왔고 한국과 미국 내 일각에서도 통역 오류 등의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당시 현장에 있었던 데이비드 스트로보 국무부 한국과장은 본보와의 회견에서 강 부상의 얘기가 너무 놀라워 다들 회담장 밖으로 나와서 서로 들은 내용을 재확인할 정도였다며 분명히 시인하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HEU 정보의 소스는 한국=한국 정부는 지난 4년간 이 문제에 대해 확인을 거부했고, 여권의 일부 고위 관계자들은 사석 등에서 미국의 HEU 프로그램 의혹 제기가 허구일 가능성을 주장하면서 미국의 북핵 사태 촉발 책임론을 제기해 왔다.

그러나 백악관 사정에 정통한 한 고위 소식통은 최근 북한의 HEU 야망을 처음 인지한 것은 놀랍게도 김대중 정부라고 귀띔했다. 즉 한국 정보기관이 2002년 여름 이전 시점에 인적정보(휴민트) 채널을 통해 HEU 정보를 입수한 뒤 미 정부에 알려줬고, 미국은 자체 정보망을 가동해 확신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파키스탄발() 움직일 수 없는 정보들=한승주 전 주미대사는 2004년 압둘 카디르 칸 박사의 밀거래 조직을 조사한 파키스탄 정부 보고서를 읽어본 사람은 북한의 HEU 프로그램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파키스탄발 증거는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은 지난해 출간한 회고록 사선에서를 통해 칸 박사가 1990년대 이후 북한에 20여 개(nearly two dozens)의 우라늄 농축용 P-1, P-2 원심분리기를 넘겼다고 증언했다. 현재 가택연금 중인 칸 박사는 북한을 13차례나 방문했다는 기록이 있다.

미 중앙정보국(CIA) 및 의회조사국(CRS) 보고서들도 북한이 러시아에서 수입한 원심분리기용 부품인 고강도 알루미늄관 150t, 독일에서 수입하려다 실패한 동일한 알루미늄관 200t 등 크고 작은 정보를 계속 담아 왔다. 다만 CIA나 의회 보고서도 북한의 농축우라늄 프로그램이 핵무기 제조가 가능할 정도로 진전됐다고 볼 근거는 없다는 태도를 견지해 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싱크탱크 관계자도 20일 미 행정부가 대기 중 검출 물질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0월 핵실험은 플루토늄탄인 것으로 확인했다며 북한의 HEU 프로그램이 어떤 수준까지 진행됐는지에 대해선 정확한 정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승련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