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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목표는 북체제변형-비핵화 햇볕정책과는 시간표 다르다

미 목표는 북체제변형-비핵화 햇볕정책과는 시간표 다르다

Posted January. 18, 2005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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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2기 행정부의 핵심 외교참모로 내정된 인사들이 언급한 대북정책 가운데 가장 구체적인 것은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안보보좌관 내정자의 발언이다.

지난해 12월 해들리 안보보좌관 내정자는 미국이 추구하는 것은 북한의 정권교체(regime change)가 아니라 체제변형(regime transformation)이라고 말했다고 당시 워싱턴을 방문했던 한국 국회대표단이 전했다.

햇볕정책의 기조와 매우 흡사한 발언이었다. 한미간 대북 인식의 차이점이 완전히 봉합됐다는 뜻일까.

주한미군 재배치 협상은 물론 세부적인 대북정책 사안까지 깊이 관여해온 한반도 담당 고위당국자에게 이 문제부터 물었다. 체제 변형이란 무슨 뜻인가?

그는 이 질문에 혹시 리더십 변형(leadership transformation)이란 말을 잘 못 들은 것 아니냐라고 되물었다. 체제의 변형은 리더십이 변해야만 가능하다는 뜻으로 들렸다. 또 아직은 행정부 내에서 폭넓게 사용되는 개념이 아닌 듯했다. 잠시 침묵 뒤 그가 말을 이었다.

해들리 보좌관 내정자가 체제변형을 이야기 했다면 아마 진화(evolution)를 암시한 말일 것이다. 체제를 운영하는 사고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뜻이다.

-체제변형이란 말은 햇볕정책을 연상시킨다.

체제변형의 궁극적 목표는 비핵화다. 즉 현 북한정권이 핵을 포기하는 전략적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반면 햇볕정책은 경제 분야 (교류를 통한 북한의 개방 유도)에 중점을 둔다. 또한 타임 프레임(시간표)도 다르다. 햇볕정책은 대단한 인내력을 가지고 수십 년 동안의 시간을 두고 북한의 변화를 유도해내는 것이다. 하지만 핵 문제 해결은 시급하다.

-북한에 대한 압박의 한 방법으로 북한을 제외한 5자회담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다른 고위 당국자가 하던데.

5자회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관련국들이 동의할지 여부가 남아있다. 그들이 회담장에 나올까. 북한은 오히려 좋을 대로 해봐라. 당신들끼리 회담한 뒤 나중에 우리랑 이야기하자는 식으로 나올 수도 있다.

-만약 6자회담이 결렬되면 미국의 대북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갈까.

지난해 6월 3차 회담 때 미국은 상당히 세부적이고 야심 찬 제안을 테이블에 내놨다. 세부적인 내용이 궁금했다면 북한은 상세한 질문을 던지기 위해서라도 9월로 합의한 4차 회담장에 나와야 했다. 그런데 나오지 않았다. 그게 아직도 의문이다. 만약 북한이 회담을 거부하고 협상 테이블에 나오지 않으면 해결 방식(approach)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해지고 있다. 어떤 내용의 채찍이 될 것인지, 그 범위와 내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물론 외교적 해결을 가장 선호하지만 모든 옵션은 테이블에 있다.



김정안 cre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