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서울 아파트 9년 만에 최대 하락, 이젠 경착륙도 대비할 때

서울 아파트 9년 만에 최대 하락, 이젠 경착륙도 대비할 때

Posted September. 13, 2022 08:05,   

Updated September. 13, 2022 08:05

ENGLISH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9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내림세도 15주 연속 계속됐다. 수도권 아파트 값 역시 10년 만에 가장 많이 내렸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보다 0.16% 하락하며 사상 최대 낙폭을 보였다.

 최근의 아파트 매매, 전세 가격 하락은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가파르다. 집값이 높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대출부담이 커지자 집을 사거나, 이사하려는 수요가 얼어붙은 것이다. 서울 강남의 아파트 값이 수억 원씩 떨어졌다는 소식까지 이어지면서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도 “기다리자”는 심리가 확산돼 매수세가 실종됐다.

 평균 근로자 연봉 36년 치를 한 푼도 안 쓰고 모아야 일반적인 아파트를 살 수 있을 만큼 서울 아파트 값은 여전히 높다. 수요 억제에만 초점을 맞춘 지난 정부의 부동산 정책, 코로나19 이후 풀린 과도한 유동성이 끌어올린 집값에는 상당한 거품이 낀 게 사실이다. 폭등하던 미국 집값이 3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최근의 집값 하락은 세계적 현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집값, 전셋값 하락이 가시화하면서 각종 부작용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무리한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영끌족’들은 집값은 내리는데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로 고통이 커지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한국은 주요 43개국 중 코로나19 발생 후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의 비중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나라다. 집값 급락과 금리 인상이 겹칠 경우 급증한 가계부채가 부실화해 은행 등 금융권의 위기로 번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전세 값보다 집값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깡통주택’이 늘어나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제대로 내주지 못하는 일도 증가하고 있다.

 심리적 쏠림이 강한 부동산 시장에서 하락세가 본격화하면 가계부채 문제, 역전세난 등의 충격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1년 전의 9분의 1로 줄어든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급격한 부동산 가격하락을 예고하고 있다. 기준금리도 내년까지 오를 것이 확실시된다. 정부는 지금부터 부동산 시장 경착륙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