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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지지율 11%, 대권주자 11명의 자유한국당

정당 지지율 11%, 대권주자 11명의 자유한국당

Posted March. 15, 2017 07:09,   

Updated March. 15, 2017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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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어제 “대통령을 끝까지 지키겠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같은 날 김관용 경북지사도 출사표를 던졌다. 지금까지 자유한국당에서 출마 선언을 한 사람은 원유철 안상수 조경태 의원, 이인제 전 최고위원 등 총 9명이다. 출마를 고민하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18일 출마 선언 예정인 홍준표 경남지사까지 합치면 대선 예비주자만 11명이다. 정당지지율 11%(한국갤럽 3월 7∼9일 조사) 당에서 지지율이 1%에도 못 미치는 주자들이 너도나도 숟가락이라도 얹겠다고 달려드는 형국이다.

 지금은 잊은 사람이 많지만 자유한국당은 집권여당이었다. 박 대통령 파면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박 전 대통령의 친위세력이었던 친박(친박근혜) 세력은 물론 그 친박에 동조했어나 눈치를 본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폐족(廢族·벼슬할 수 없는 족속)이나 다름없다. “자유한국당은 친박 좀비정당”이라는 소리마저 듣는 터에 석고대죄해도 시원찮을 판에 1%도 안 되는 지지율로 대선 출마 선언하고 있다. 진짜 대통령이 되겠다는 건지, 당권 나눠먹기에 빠질 수 없다는 건지 모르겠다. 아무리 정치가 막가도 이건 아니다.

 이 와중에 경선 룰을 둘러싸고 당내 불협화음까지 심각하다니 말문이 막힌다. 당 지도부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경선에 끌어들이기 위해 본 경선 여론조사 시작(29일) 전까지 후보자 추가등록이 가능하도록 ‘특례조항’을 만들어주자 다른 후보들이 경선 불참을 선언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뇌물죄 혐의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는 홍준표 경남지사에 대해 당원권을 일시 정지시켜 주고 황 대행을 위해 또 특별배려를 한 것이다. 당초 당 개혁을 부르짖었던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개혁은커녕 경선 룰을 주무르며 대표 놀음에 취해있다.

 자유한국당이 헛된 생각을 하지 않도록 황 대행이라고 거취를 분명히 해야 한다. 황 대행은 어제 국무회의에서 대선일 지정 안건을 상정하지도 않았다. 황 대행의 이런 행보가 어디 기댈 데가 없나 하고 두리번거리는 한국당의 더 휘청거리게 한다. 지금이라도 한국당이 사는 길은 박 전 대통령의 불행에 책임이 큰 친박과 단호하게 절연하는 것이다. 깊은 반성과 함께 어떻게 하면 보수정치가 재기할 지를 고민하는 게 그나마 국민을 덜 실망시키는 길이다.



최영해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