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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창건일 조용히 넘어간 북...도발시기 저울질?

당 창건일 조용히 넘어간 북...도발시기 저울질?

Posted October. 11, 2016 07:46,   

Updated October. 11, 2016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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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당 창건 71주년 기념일인 10일 북한이 핵실험이나 장거리미사일 발사 등 이른바 ‘전략적 도발’을 하지 않았다. 한미 정보당국은 10월 초순부터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인력과 트럭의 활동이 대폭 증가한 정황을 포착했다. 이를 두고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을 맞아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동시에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었다. 하지만 올해 9월 9일 정권 창건 기념일에 5차 핵실험을 한 것을 제외하면 북한이 명절 당일에 핵 및 미사일 도발을 진행한 전례는 없었다.

 북한은 주로 명절을 앞둔 시점에 도발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북한은 정권 수립 기념일을 열흘 앞둔 1998년 8월 31일 대포동 1호 발사를 진행해 미국과 국제사회를 겨냥한 도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위성 발사로 포장된 6차례의 ICBM 발사 모두 주요 명절을 앞두고 진행됐다. 핵실험도 예외는 아니었다. 5차례의 핵실험 중 한 차례만 제외하면 모두 주요 명절 당일 또는 나흘 이내의 시점에서 도발이 진행됐다.

 북한이 이처럼 명절을 앞두고 핵과 미사일 실험을 하는 이유는 내부 경축 분위기를 최대한 띄워 선전에 활용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명절 당일은 쉬는 날이기 때문에 주요 도발 사실을 전하는 중대 방송이 큰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는 사정이 있어서 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에 도발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마음 놓을 수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이 한미 양국의 감시 능력을 테스트하거나, 예상외의 날짜로 충격을 극대화하려 할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12월엔 김정일 최고사령관 추대 기념일(24일), 김정은 최고사령관 추대 기념일(29일)이 있다. 또 올해 12월 17일은 김정일 사망 5주기이기도 해 북한이 이날을 맞아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북한은 이날 김정은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소식 여부도 전하지 않았고, 주민들을 동원한 군중시위나 열병식도 개최하지 않는 등 예년보다 더 잠잠한 모습을 보였다. 노동신문은 평양 김일성경기장이 새로 개건공사를 마감했다는 소식만 보도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