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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전차관보“대북 선제타격론, 조심스럽지만 공감”

힐 전차관보“대북 선제타격론, 조심스럽지만 공감”

Posted October. 10, 2016 07:12,   

Updated October. 10, 2016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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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북한과 대화보다는 제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던 미국 내 대표적인 비둘기파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사진)가 워싱턴 일각에서 대북 선제타격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조심스럽지만 (그 배경엔) 많이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마이크 멀린 전 합참의장에 이어 팀 케인 민주당 부통령 후보가 4일 TV 토론에서 “북한의 임박한 위협에 대해서는 (선제타격)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확산되고 있는 미국 내 초강경 대북 압박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다.

 힐 전 차관보는 8일(현지 시간) 미국의 소리(VOA)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은 북한이 운반 가능한 핵무기를 완성하고 이를 (동창리) 발사대에 세운다면 그냥 발사되도록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운명적인 결정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선제적 (군사) 조치를 언급한 멀린 전 의장 입장에는 많이 공감하는 편”이라면서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아직 우리가 그 상황에까지는 도달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힐 전 차관보는 이날 기자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지금 상황에서 대북 선제타격론을 언급하는 것은 조심스럽다. 이는 전쟁 상황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대북 선제타격론은 우리가 특수한 사정이 있을 때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중국과의 공조 강화로 전면적인 대북제재에 나서 북한을 비핵화를 조건으로 한 협상 테이블로 다시 끌어내는 시도를 한 뒤에 그래도 안 되면 ‘최후의 수단’으로 대북 선제타격을 옵션 중 하나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힐 전 차관보는 북한의 핵능력에 대해선 “북한은 이제 더 이상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으려고 핵실험을 하는 게 아니다”라며 “북한의 핵실험은 운반 가능한 핵무기 설계를 완성하기 위해 실시되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 매우 위험한 시기를 목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차기 미국 행정부의 북핵 대응과 관련해서는 “북핵 문제는 (지금보다) 높은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며 “(최근 역대) 미 행정부들은 북한보다 중동 문제에 시간을 더 쏟았는데 북한이 (이슬람국가(IS) 같은) 중동의 가장 끔찍한 문제들보다도 미 본토에 더 큰 위협인 만큼 우선순위 가중치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워싱턴=이승헌 특파원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