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20여 년 발굴한 신생대 포유동물 화석 1300여 점 기증

20여 년 발굴한 신생대 포유동물 화석 1300여 점 기증

Posted September. 28, 2016 07:29,   

Updated September. 28, 2016 07:41

ENGLISH
 “내년에 제 나이 일흔입니다. 죽기 전에 지금까지 발굴한 성과로, 특히 제 고국에 기여하고 싶었습니다.”

 한 개인이 직접 발굴단을 꾸려 20여 년 동안 시베리아를 돌며 발굴해온 털맘모스 등 신생대 포유돌물 화석 표본 1300여 점을 국내에 기증해 화제다.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표본으로 손꼽히는 털매머드의 피부조직과 털도 포함돼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는 상황. 기증자는 일본 나가노(長野)현 고생물학박물관 박희원 관장(69)으로 재일교포 3세다. 그가 지난해 6월 시베리아 동토층에서 발굴한 털매머드, 동굴곰, 검치호랑이류 등 화석표본을 기증한 사실이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를 통해 27일 공개됐다.

 “어렸을 때 유난히 코끼리를 좋아했어요. 소설 등 코끼리 관련 모두요. 1994년 즈음 TV에서 맘모스의 무덤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맘모스가 있었다는 시베리아로 찾아 나서기로 결심했어요.”

 당시 일본에서 시베리아로 향하는 비행편도 없던 상황. 자비로 비행기를 빌려 직원을 데리고 행선지로 향했다. 현지에서는 군사보안지역으로 지정돼 주둔해있던 군 사령관 허가를 얻어야했다. “사령관의 마음을 얻으려 입에도 안 댔던 보드카를 3일 내내 마시기도 했다”는 그는 “결국 사령관으로부터 허가도 얻고 헬리콥터까지 빌렸다”며 웃었다. 하루 13시간의 고된 노동 운반 장비 반입이 안돼 인편으로 직접 무거운 표본을 나르는 작업도 마다하지 않았다.

 “딴 거 없습니다. 앞으로 자라날 대한민국의 꿈나무들이 맘모스를 보고 큰 꿈을 키워가면 좋겠습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