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북-중 교역 틀어막아야 새 대북제제 의미 있다

북-중 교역 틀어막아야 새 대북제제 의미 있다

Posted September. 19, 2016 07:15,   

Updated September. 19, 2016 07:45

ENGLISH

 요즘 북한과 중국 간 교역의 최대 관문인 단둥(丹東) 세관에서는 매일 농업기계와 시멘트 등을 실은 트럭 약 400대가 북한으로 들어가고 있다. 북-중 교역의 70% 정도를 차지하는 단둥의 무역상들은 “작년보다 왕래가 빈번해졌다. 핵실험의 영향은 없다”고 말한다. 북-중 무역의 약 30%를 맡고 있는 훈춘(琿春) 세관에서도 추석을 맞아 북으로 들어가는 화물차와 관광버스들이 100대 넘게 줄지어 있었다고 한다. 북한의 4차 핵실험 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역대 최강이라며 3월에 내놓은 대북 제재 결의 2270호가 무력해진 현장이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이 9일 5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이례적으로 당일 핵실험을 규탄하는 언론성명을 발표했고 미국과 중국은 새로운 제재 결의안 협상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새 결의안은 주민 생계를 위해 허용했던 해외 노동자 파견과 석탄 철 등 광물 수출의 ‘인도적 예외’라는 빈틈을 틀어막아야 한다. 기존 2270호에 포함됐던 북한 선박과 항공기의 검색 및 통행 제한, 주요 물품의 금수, 해외 금융자산 동결 등의 고삐도 더욱 죄야 할 것이다. 하지만 대북 압박의 가장 큰 열쇠를 쥔 중국이 뒷짐을 지는 한 새 결의안이 강화되더라도 4, 5월 반짝 효과를 냈다가 용두사미(龍頭蛇尾)가 된 2270호의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다.

 그제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에 간 윤병세 외교부장관은 한미,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열어 대북 제재 공조를 다진다. 이참에 윤 장관은 미국을 통해 중국에 ‘2차 제재(세컨더리 보이콧)’을 가할 수 있도록 외교적 역량을 쏟아야 한다. 미국이 북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을 제재한다면 대북 제재의 효과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게 올라갈 수 있다. 이란 제재 당시 미국이 중국 쿤룬(崑崙)은행을 제재하면서 다른 중국 은행들도 제재조치를 따랐던 전례가 있다.

 북의 4차 핵실험 뒤 유엔 안보리가 2270호를 통과시키는데 57일이나 걸렸다. 러시아가 북 나진항을 경유하는 외국산 석탄 수출 등을 제외해달라며 제동을 걸었던 탓이다. 이번 결의안 마련과 통과에도 어떤 돌발 변수가 나올지 알 수 없다. 미국과 손잡고 중국을 대북 제재 대열에 적극 동참하도록 압박하면서 러시아가 엇나가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