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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관저에서..박대통령 ‘시름 깊은 휴가’

올해도 관저에서..박대통령 ‘시름 깊은 휴가’

Posted July. 23, 2016 06:56,   

Updated July. 23, 2016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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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 주 여름휴가를 갖는다고 청와대가 22일 밝혔다. 하지만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관련 의혹,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를 둘러싼 갈등 등 현안이 남아 있어 불편한 휴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은 관례대로 25일부터 5일간 여름휴가에 들어갈 것”이라며 “관저에서 밀린 서류를 보며 휴식을 취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2014년과 지난해에도 각각 세월호 참사,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의 여파로 관저에서 휴가를 보냈다. 취임 첫해인 2013년에만 여름휴가 중 1박 2일을 경남 거제의 저도에 머물렀다. 올해는 내수 진작 장려 차원에서 휴가 일부를 지방에서 보내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어수선한 국내 사정과 북한의 핵 위협 등을 감안해 청와대 경내에 머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휴가 기간 중 각종 현안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고 향후 정국운영 방안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우 수석 거취 문제가 박 대통령의 고민거리다. 야당은 이날도 우 수석의 사퇴를 일제히 촉구하며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민정수석에게 대통령의 치마폭에 숨지 말라 했는데 오히려 대통령이 나서서 방어막을 쳐줬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박 대통령의 전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발언을 놓고 “NSC는 우 수석의 자리를 보장하는 ‘우병우 안전보장회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개각 문제도 휴가 중에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여름휴가 직후 청와대 참모진 또는 개각을 단행했다. 박 대통령이 개각을 결심한다면 정기국회 일정을 감안할 때 8월 초가 유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8월 9일 새누리당 전당대회 일정이 변수다.

 개각 시점이 상당히 늦춰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인사검증 책임자인 우 수석에 대한 정치권의 불만이 크고, 진경준 검사장 인사검증 실패에 대한 비판이 높기 때문이다. 개각 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후보자의 중대 결격 사유가 발견될 경우 박 대통령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사드 배치에 대한 반발 여론 대응, 광복절 경축사 및 특별사면 대상자 선정 등도 고심해야 할 부분이다.

 한편 박 대통령은 휴가 전 마지막 공식 일정으로 이날 중견기업인 170여 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가졌다. 박 대통령은 “중견기업인 여러분이 바로 우리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라며 “중견기업이 성장했다는 이유로 대기업과 동일하게 규제를 받는 불합리한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택동 will71@donga.com·송찬욱 기자



장택동 기자will71@donga.com · 송찬욱 기자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