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June. 17, 2016 07:20,
Updated June. 17, 2016 07:35
미국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70)가 자신이 집권하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햄버거를 먹으며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15일 조지아 주 애틀랜타 유세에서 “내가 김정은을 만나러 북한에 갈 생각은 없지만 온다면 만나겠다. 다만 국빈만찬이 아니라 회의 탁자에 앉아 햄버거를 먹으면서 더 나은 핵협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달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과 대화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한 발언을 받아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9)이 “대북 제재에 주력해야 한다”고 비판한 것을 반박하면서 나온 말이다.
트럼프는 국빈만찬 관행을 장황하게 비판했다. 그는 “중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 지도자들이 방문할 경우 일찍이 보지 못했던 국빈만찬을 제공할 것이다. 비용이 많이 드는 국빈만찬은 잊어야 한다. 회의 탁자에 앉아 햄버거를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평소 햄버거를 즐기는 트럼프는 경선 기간 이동 중인 전용기 안에서도 맥도널드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먹곤 했다.
한편 ‘워터게이트’ 특종 보도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하야를 끌어냈던 워싱턴포스트(WP)의 밥 우드워드 대기자(73)는 트럼프의 WP 취재 금지 조치를 강력히 비판했다. 우드워드 기자는 14일 NBC와의 인터뷰에서 “WP의 워터게이트 사건 보도에도 당시 백악관은 훨씬 약한 보복 조치를 취했다. 백악관 출입을 금지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전날 “트럼프 선거 운동에 대한 부정확한 보도를 하는 WP의 (유세장) 출입(자격)을 취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백악관 출입기자단까지 나서 “어떤 대선 후보라도 언론의 역할을 존중해야 한다”고 비판하자 트럼프는 15일 CNN에서 “언론을 존중하지만 거짓 기사를 쓰고도 수정 요구를 거부하면 그들은 더이상 (내 유세 현장에) 올 수 없다”면서도 “유세 취재와 백악관은 다르다. 내가 미국을 대표하게 된다면 그렇게(WP 취재 금지)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WP는 우드워드 기자의 지휘 아래 기자 20명을 동원해 ‘트럼프검증팀’을 운영하고 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