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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유럽챔피언 꿈꾸는 ‘마드리드 넘버2’

첫 유럽챔피언 꿈꾸는 ‘마드리드 넘버2’

Posted May. 28, 2016 07:43,   

Updated May. 28, 2016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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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03년 창단해 113년의 역사를 가진 전통 있는 구단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함께 세계 축구의 양대 리그로 통하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에서각각 10차례나 우승한 명문 클럽이다. 2015∼2016시즌 프리메라리가에서도 막판까지 우승 경쟁을 벌이다 아쉽게 3위로 시즌을 마쳤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아틀레티코) 얘기다.

 하지만 아틀레티코는 이웃을 잘못 만났다. 세계적인 명문 클럽 레알 마드리드(레알)와 연고지가 같다. 아틀레티코보다 1년 앞서 1902년 창단한 레알은 프리메라리가에서 32차례, 코파 델 레이에서 19차례 우승한 팀이다. 레알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역대 최다(10회) 우승 기록을 갖고 있다. 설명이 따로 필요 없는 세계 최강의 클럽이다. 2015∼2016시즌 프리메라리가에서 레알은 아틀레티코보다 한 계단 위인 2위를 했다. 이런 이웃을 둔 탓에 아틀레티코는 연고지에서 늘 넘버 2라는 이미지가 따라다닌다.

  ‘마드리드 넘버 2’ 아틀레티코가 ‘마드리드 넘버 1’ 레알을 꺾고 유럽 1인자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까? 아틀레티코와 레알이 29일 오전 3시 45분(한국 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2015∼2016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맞붙는다. 2년 만의 리턴 매치다. 2년 전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두 팀이 만났었다. 당시 1-0으로 앞서던 아틀레티코는 후반 추가 시간에 실점하면서 연장전으로 끌려간 뒤 1-4로 패해 창단 후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 기회를 날렸다.

 아틀레티코는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FC 바르셀로나(바르사)를 꺾었다. 바르사는 2015∼2016시즌 프리메라리가 우승 팀이다. 4강에서는 바이에른 뮌헨을 눌렀다. 뮌헨은 2015∼201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 팀이다. 아틀레티코가 레알마저 꺾고 ‘빅이어(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면 흠 잡을 데 없는 유럽 1인자가 된다. ‘마드리드 넘버 2’의 꼬리표도 뗄 수 있다.

 디에고 고딘을 앞세운 아틀레티코는 2015∼2016시즌 프리메라리가 최소 실점 팀이다. 38경기에서 18골(경기당 0.47골)만 내줬을 만큼 최강의 수비력을 자랑하는 팀이다. 이에 비해 당대 최고의 득점력을 자랑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앞세운 레알은 막강한 공격력을 갖춘 팀이다. 프리메라리가 38경기에서 110골(경기당 2.9골)을 넣었다. 바르사(112골)에 이어 2위다. 이번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준결승전까지 12경기에서 27골(경기당 2.25골)을 터뜨려 뮌헨(30골·경기당 2.5골) 다음으로 많은 득점을 기록했다.

 디에고 시메오네 아틀레티코 감독은 “2년 전 결승전 때와는 다를 것이다. 레알이 최상의 공격력을 갖춘 팀이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우리 스타일대로 경기를 주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시메오네 감독은 4-4-2 포메이션을 주로 쓰면서 수비에 치중하다 일사불란한 역습이나 세트피스에 의한 득점으로 승부를 거는 스타일이다.

 이번 대회에서 16골을 기록 중인 호날두는 결승전에서 2골을 넣으면 자신이 갖고 있는 챔피언스리그 한 시즌 최다 골(17골) 기록을 경신한다. 지난해 레알의 지휘봉을 잡은 초보 사령탑 지네딘 지단은 선수와, 코치에 이어 감독으로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도전한다. 지단은 2001∼2002시즌에는 선수로, 2013∼2014시즌에는 코치로 빅이어를 품에 안았다. 모두 레알 소속이었다.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