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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학가에서 힐러리 지지자는 왕따

Posted May. 11, 2016 07:31,   

Updated May. 11, 2016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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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대학 캠퍼스에선 최근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5·버몬트) 이름이 적힌 ‘버니 티셔츠’를 입은 학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샌더스는 ‘공립대 등록금 면제’와 ‘연방 최저임금 인상’ 등 젊은층에게 와 닿는 사회주의 성향의 정책을 강조하면서 대학가에서 인기 있는 정치인으로 뜨고 있다.

 8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대학생들 사이에서 샌더스의 인기는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9)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클린턴에 대한 대학생들의 부정적인 인식은 바뀌지 않고 않으며 심지어 클린턴 지지 의사를 밝히는 게 ‘부끄러운 일’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하버드대도 예외는 아니다. 하버드대 클린턴 지지 모임 회원들은 ‘너는 왜 무료 등록금을 원하지 않아?’, ‘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걷는 게 싫어?’ 식의 질문 공세에 시달릴 때가 적지 않다. 심지어 ‘넌 이상한 사람이다’, ‘넌 사악하다’는 등의 악담을 듣기도 한다. 올 2월 하버드대 신문인 ‘하버드 크림슨’에 클린턴을 지지한다는 칼럼을 썼던 몰리 로버츠(22·영문과)는 페이스북에서 악플 공격을 받았다.

 하버드대 정치학과에 다니는 샘 코플맨(20)은 “‘클린턴 지지’는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70)를 지지한다는 것과 다름없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대학가의 ‘반(反)클린턴’ 분위기는 샌더스가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지만 사실상 민주당 경선에서 패배한 것에 따른 박탈감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