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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은 5월6일 노동당대회에 어떤 노선을 선택할 것인가

북은 5월6일 노동당대회에 어떤 노선을 선택할 것인가

Posted April. 28, 2016 07:26,   

Updated April. 28, 201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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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이 어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은 조선노동당 제7차 대회를 5월 6일 혁명의 수도 평양에서 개회할 것을 결정한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김정은은 36년 만에 열리는 이번 당 대회를 통해 명실상부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지배 체제’를 대내외에 선포하면서 자신의 유일한 치적인 핵과 미사일 개발을 과시하려 들 것이다. 6일 대회 이전에 탄도미사일 발사나 5차 핵실험 등의 도발을 할 가능성도 높다.

 군 당국은 어제 “북한이 청와대 모형을 만들어놓고 타격연습을 하고 있다”며 당 대회를 앞두고 한반도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북 간 대화 채널이 완전 차단된 상태에서 우발적 군사적 충돌이라도 날 수 있는 일촉즉발 상황이다.

 현재로 봐서는 북한이 5월 당대회를 전후해 국제 제재에 굴복해 대화와 타협으로 나올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미 국무부는 26일 “북한이 핵 미사일 도발 계속할 땐 다른 옵션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의 기업과 개인까지도 제재대상에 넣는 2차 제재를 시사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그제 언론 간담회에서 "북한이 다시 한 번 도발을 할 경우 더욱 강력한 제재와 (북한은) 고립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며 국제사회와의 협조 속에 북한 옥죄기를 강화 하겠다고 했다. 대북 제재 효과는 시간이 흐르면서 나타나겠지만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할 수준으로 이끌어 가기에는 역부족이다. 중국이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철저한 대북 제재를 가한다 해도 북한이 ‘숨을 거둘 때까지’ 제재조치를 이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6일 “미군 무기로 북한을 쳐부술 수 있지만 북한과 맞닿아있는 한국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월등한 대북 억지력을 강조하면서 나온 말이지만 결국 한국이 핵 인질로 잡혀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개운치는 않다. 그러나 북한이 아무리 도발을 해도 인질 보호를 위해 손발을 묶고 있겠다는 뜻은 아니다.  

 2012년 헌법에 핵보유국을 명시한 북한은 이번 당대회를 통해 노동당 규약에 핵보유를 전제로 한 통치노선을 제시하는 ‘핵 독트린’을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제재만으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추가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억제하는 구체적인 액션플랜이 필요하다.



허문명논설위원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