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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다는 새누리...전략적 엄살?

Posted April. 06, 2016 07:29,   

Updated April. 06, 2016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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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힘들다. 수도권에서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새누리당 이군현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총괄본부장은 5일 4·13총선 판세에 대해 ‘우는 소리’를 했다. ‘과반 의석(150석) 확보가 어렵다고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권성동 전략기획본부장도 이날 라디오에서 “두 차례 판세를 분석한 결과 당 핵심 지지층의 이탈이 심각하고 또 투표장에 가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과반 의석을 차지하기 어렵다는 자체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비상령’을 발동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엄살 작전’이라는 말도 나온다. 새누리당의 위기론은 최근 선거 때마다 등장한 단골 메뉴이기 때문이다. 2012년 19대 총선과 대선을 잇달아 승리하며 다소 느슨해진 보수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전략적 엄살’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4년 지방선거 때 새누리당은 읍소 전략으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김무성 대표 등이 직접 나서 “한 번만 도와 달라”며 ‘1인 시위’에 나섰다. 그 결과 접전을 벌이던 경기와 인천, 제주 지역의 광역단체장을 거머쥐었다. 19대 총선 때도 “야권이 190석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며 위기를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당시 152석을 얻어 과반을 넘겼다.

 이 같은 전략에는 2010년 지방선거 때의 뼈아픈 경험도 작용했다. 당시 새누리당은 선거를 앞두고 “완승까지 기대해도 될 것 같다”는 발언을 내놨다. 하지만 서울시장 사수 외에 나머지 지역은 참패에 가까웠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여당의 위기론은 보수 성향을 띠는 50, 60대에게 투표장을 찾을 동기를 부여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