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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길’ 확인한 오바마-카스트로

Posted March. 23, 2016 07:30,   

Updated March. 23, 2016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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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현지 시간) 역사적인 쿠바 방문 이틀째를 맞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아바나 혁명궁전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1961년 단교(斷交)된 양국 관계를 복원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양국 정상은 핵심 이슈인 대(對)쿠바 금수조치 해제, 민주화 등을 놓고서는 이견을 보여 완전한 관계 정상화를 위해서는 갈 길이 먼 현실을 확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회담 후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카스트로 의장의 개방 정신을 높이 평가한다”고 전제한 뒤 “쿠바의 민주주의, 인권 문제를 놓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수조치는 미국이나 쿠바에 별 도움이 안 된다. 언젠가는 해제될 것”이라면서도 “(해제 여부의 열쇠를 쥔) 미 의회가 얼마나 빨리 금수조치를 해제할지는 쿠바 정부가 인권 문제에 대한 우려를 어떻게 해소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카스트로 의장은 “오바마 대통령이 쿠바 봉쇄 정책을 해제한 것을 지지한다. 하지만 금수조치와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의 반환 문제가 양국 관계 정상화의 걸림돌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만일 쿠바에 정치범이 있다면 명단을 제시해 보라”고 반문한 뒤 “명단을 제시한다면 나는 오늘 밤 안으로 (이들을) 석방할 것이다. 나는 인권과 관련한 (미국의) 정치적 조작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두 정상의 이날 회담은 미주 대륙의 마지막 남은 고립 국가인 쿠바가 국제사회로 완전히 복귀하는 데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 줬다고 CNN은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2일 아바나 대극장에서 쿠바인들을 상대로 첫 대중연설을 하고 쿠바의 실질적 개혁개방을 위해서는 더 많은 정치적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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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이승헌 특파원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