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정의화 “선진화법 수정해야... 여개정안은 안돼”

정의화 “선진화법 수정해야... 여개정안은 안돼”

Posted January. 22, 2016 08:11,   

Updated January. 22, 2016 08:31

ENGLISH
국회선진화법 개정을 단독으로 처리하려던 새누리당이 정의화 국회의장의 벽에 가로 막혔다.

정 의장은 21일 “(새누리당의 단독 처리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한민국 헌정사 67년 동안 단 한 번도 국회 운영에 관한 법을 단독으로 처리한 적이 없다”고 쐐기를 박았다. 새누리당이 선진화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올리더라도 표결에 부치지 않겠다는 의미다. 새누리당의 단독 처리는 물론이고 이를 지렛대로 야당에 대한 협상력을 높이려던 계획도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

다만 정 의장은 “선진화법은 악법이다. 19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반드시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장의 직권상정 요건을 완화한) 새누리당의 개정안은 문제점을 잘못 짚었다”고 질타했다. 그는 “직권상정이 남용되면 여야 간 대립은 심화되고 국회 상임위원회는 무력화된다”며 “자칫 수술(선진화법 개정)에 성공하고도 환자(국회)가 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이 이날 밝힌 선진화법 개정 방향은 크게 두 가지다. 신속처리안건 지정 요건을 현행 60% 찬성에서 과반수로 개선하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법안을 잡아두지 못하게 한다는 것. 법사위 위원장은 관례에 따라 야당 의원이 맡고 있다. 야당이 최대 무기인 ‘60% 룰’과 ‘슈퍼 갑(甲) 법사위’를 내려놓을지 미지수다. 결국 19대 국회를 파탄 낸 선진화법이 20대 국회의 발목도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새누리당은 정 의장에게 불만을 쏟아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의장 개인의 정치적 미래를 고려할 때가 아니다. 국민 눈높이에 맞춰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의장보다) 선수가 많은 선배들이 있는데 무 자르듯 하는 것에 굉장히 섭섭하다”고 했다. 정 의장은 5선, 서 최고위원은 7선이다.

앞서 정 의장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광주 출마설’에 대해 “그건 코미디”라면서도 “아직까지는…”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이어 “당에서 요청하면 생각해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가정은 하지 말자”고 답했다. 광주 출마 가능성을 남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