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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폭탄 여부보다 북의 핵기술 발전했다는 게 문제"

"수소폭탄 여부보다 북의 핵기술 발전했다는 게 문제"

Posted January. 09, 2016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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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표적인 북핵 기술 전문가로 꼽히는 시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교수(73사진)는 북한의 이번 4차 핵실험과 관련해 수소탄보다는 증폭핵분열탄에 가깝지만 중요한 것은 북한이 이번에도 핵실험에 성공했고 이번 실험을 통해 기술적으로 발전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미 핵 연구의 중심인 국립 로스앨러모스 연구소장을 지냈고 2010년 북한의 초청으로 영변 핵시설을 직접 탐방하기도 한 헤커 교수는 최근 북한의 핵실험 이후 동아일보 등 전 세계 주요 언론이 인터뷰 요청을 하자 7일 스탠퍼드대 내 국제안보협력센터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이하는 주요 내용.

북한이 실제로 수소탄을 실험했다고 보나.

100% 수소탄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하지만 수소탄 여부보다 결국 핵실험을 해냈다는 게 중요하다. 이번에도 성공했다는 건 많은 기술적 발전이 있었음을 의미한다. 이번 핵실험을 통해서도 많은 것을 배웠을 것이다.

백악관은 이번 실험이 수소탄이 아니라고 했는데 이를 언제 명확히 알 수 있나.

북한이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한 100% 확실하게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중국도 1964년 첫 핵폭탄을 만든 후 3년 만에 수소탄을 만들었다. 이것이 약 50년 전이다. 북한은 지금까지 10년간 핵실험을 해오고 있는 만큼 어느 것도 확실히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의 미 본토 타격 능력은 어떻게 평가하나.

미 본토를 타격하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 우주 공간에 진입한 장거리미사일(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는 한 차례 성공했을 뿐이다.

현재 북한 핵무기 보유 규모를 어떻게 추정하고 있나.

북한의 핵무기 기술만큼이나 핵무기 보유 규모에 대해서도 정확한 정보는 없다. 다만 핵무기 보유 규모는 핵물질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로 추정할 수 있다. 현재 추정으로는 핵무기 18개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 등) 핵물질을 북한이 보유하고 있으며 연간 6, 7개의 핵무기 생산이 추가로 가능하다고 본다. 이번 실험으로 얻게 될 기술적 정교함을 결합하면 골치 아픈 그림이 그려진다.

북한이 정치적 이유로 이번 핵실험을 했다고 보나.

북한은 이번 실험을 통해 핵실험이 초래할 정치적 후폭풍을 기꺼이 감수할 의사가 있음을 과시하고 있다. 북한은 이전의 모든 핵실험에서도 그러했다.

미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지금까지 별다른 대처가 없었다는 게 우려스럽다. 우리는 많은 기회를 잃었다. 지금까지 오직 제재와 최후통첩만이 있었고 더 이상의 핵무기 개발을 막으려는 진심 어린 외교적 노력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