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노무현' 김두관 "친노지만 친문은 아니죠"

친노(친노무현)이지만 친문(친문재인)은 아니죠.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사진)는 1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18일 예정된 천정배 신당 창당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축사를 맡은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 것이다. 김 전 지사는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이지만 천 의원은 탈당한 상태다.

김 전 지사는 천정배 신당에 합류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천 의원과의 특별한 인연을 강조했다.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는 김 전 지사와 친노 원조 격인 천 의원이 손을 잡을 것이라는 얘기가 계속 나오는 이유다.

김 전 지사는 문재인 대표나 이종걸 원내대표가 축사를 안 하니까 나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정권 교체를 위해 (새정치연합과 천 의원이) 힘을 합쳐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총선에서 (양 세력이) 단계적으로 후보 단일화를 염두에 두지 않겠느냐며 심부름할 일이 있다면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전 지사와 천 의원은 2002년 노무현 대선후보 캠프에서 처음 만났다. 천 의원은 당시 여권의 정풍운동을 주도하면서 국회의원 중 처음으로 노무현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법무부 장관을 지냈지만 문재인 대통령비서실장 등 친노 진영과 각을 세우다 2007년 열린우리당을 탈당했다. 이후 2012년 김두관 대선후보 캠프에서 상임 선대위원장을 맡으며 반()문재인 깃발을 들었다.

김 전 지사는 당내에서 비노 성향의 문병호 유성엽 의원들과 가깝다. 9월에는 이들과 함께 김상곤 혁신안 통과에 반대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탈당한 천 의원처럼 반문재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천정배 신당 추진위 출범식에는 안철수 의원과 가까운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도 축사를 한다. 천 의원이 안 의원 측에 신당을 함께하자는 러브콜을 보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